국내 최대 자동차 수출입 항만…"걱정되지만 당장 지켜볼 수밖에"
(평택=연합뉴스) 김광호 기자 = "오늘 항만 내 각 작업장 분위기가 평소와 크게 다르지는 않지만, 내부적으로 걱정들은 많이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미국의 상호관세가 발표된 3일 국내 최대의 자동차 무역항인 경기 평택항의 한 완성차 업체 관계자의 말이다.
이날 오전 방문한 평택항 주변은 평소와 큰 차이 없이 많은 차량이 오가고, 부두마다 근로자들이 분주히 움직이고 있었다.
컨테이너부두 야적장에는 다양한 크기의 컨테이너들이 쌓여 있었고, 컨테이너를 실은 차량도 쉴 새 없이 부두를 드나들거나 도로를 오갔다.
국내에서 가장 많은 자동차를 수출입 하는 이 항만 자동차전용부두에도 크고 작은 승용차에서 캠핑카까지 선적을 기다리는 신차들이 줄지어 서 있었다.
주변 도로에도 새 승용차들을 싣고 있는 운반 차량이 줄지어 서 있거나 부두 안을 바쁘게 오갔다.
자동차전용부두 정문에서 출입자들을 통제하던 한 직원은 "(드나드는 차량이) 미국의 상호관세 발표 전과 오늘 큰 차이가 없다"고 말했다.
평택항에 사무실이 있는 평택시청 항만수산과 관계자는 "미국의 상호관세 발표 이후 항만 내 각 부두 관계자 및 수출 업체 관계자들에게 전화해 분위기를 물어봤다"며 "다들 평소와 다름없는 분위기지만 이번 미국의 조치가 수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걱정을 많이 하고 있었다"고 전했다.
평택항에서 현대자동차의 수출 업무를 담당하는 현대글로비스 한 직원은 "내부적으로 직원들은 큰 동요 없이 평소대로 근무하고 있다"며 "자동차에 대한 미국의 상호관세가 어떤 영향을 미치고, 이에 대해 어떤 대책을 세울 지 등은 본사 차원에서 결정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관세 정책과 직접적인 연관이 있는 관세청의 평택직할세관 역시 향후 추이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평택세관 한 과장은 "오늘 미국의 발표를 주시하고 있다"며 "우리 세관에서 이번 조치와 관련해 독자적인 대책을 수립하거나 할 상황은 아니고, 조만간 본청에서 수출 업체 등과 협의하며 관련 대책을 마련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그는 "다만 평택항이 국내에서 가장 많은 자동차 수출을 하고 있는 만큼 다소 걱정스러운 부분이 없지 않다"고 덧붙였다.
평택세관 통계자료를 보면 지난해 평택항을 통한 수출은 전년보다 18.5% 증가한 672억 달러를 기록했다.
주요 수출 품목은 반도체·화공품·석유제품·승용자동차 등이다. 이 중 자동차가 최대 수출 품목 중 하나이며, 미국이 주요 수출국이다.
경기평택항만공사 자료에 따르면 평택항의 자동차 수출입 물량은 14년째 전국 1위를 차지하고 있다.
다만, 글로벌 수요 둔화 등으로 평택항의 지난해 자동차 수출 물량은 전년도에 비해 지난해 2.2% 감소했다.
평택항 인근에서 만난 한 식당 주인은 "미국의 관세 정책으로 평택항을 통한 수출이 줄어들 경우 지역경제에도 영향을 미치고, 이는 소상공인들에게도 큰 타격을 줄 것 같아 걱정스럽다"며 "정부에서 이 문제를 잘 풀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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