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지사 "4·3 유해발굴 위해 진실화해위 활동 연장해야"

연합뉴스 2025-04-03 15:00:12

진실화해위가 발굴 조사한 대전 산내 골령골 유해

(제주=연합뉴스) 고성식 기자 =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진실화해위) 활동이 종료되면 전국에 흩어진 제주4·3 행방불명인의 유해 발굴 사업에 어려움이 따를 것으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오영훈 제주지사는 3일 제77주년 제주4·3 희생자 추념식에서 "진실화해위는 다른 지역에서 행방불명된 희생자들의 유해 발굴에 중대한 역할을 해왔다"며 "이대로 활동이 끝나버리면 다른 지역에서 희생된 분들을 찾아내는 지휘소가 사라지게 된다"고 밝혔다.

오 지사는 이어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 정리 기본법 개정으로 반드시 3기 진실화해위가 출범해 억울하게 돌아가신 분들이 가족 품에서 영면하실 수 있도록 유해 발굴과 유전자 대조 작업을 멈추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제주도 등에 따르면 2기 진실화해위는 대전시 골령골, 천안, 경기 등 전국 곳곳에서 진실규명 신청에 따른 유해 발굴을 진행해 왔지만, 5월 26일 조사 기간이 만료된다.

이후 종합보고서를 작성하고 대통령과 국회에 보고한 뒤 11월 26일 활동을 마무리한다.

하지만 현재 경북 김천 돌고개, 전주 황방산, 경산 코발트광산 등지에 4·3 행방불명인 유해가 여전히 묻혀 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제주4·3 당시 불법적인 군사재판에 의해 무고한 양민들이 전국 곳곳의 형무소로 끌려갔다가 행방불명됐다. 이후 70여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4천64명이 소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진실화해위 없이도 제주4·3평화재단 등 다른 단체들이 유해 발굴을 진행할 수도 있지만, 예산이 상대적으로 부족하고 해당 지방자치단체의 허가와 해당 사건 유족 동의 등의 절차를 밟는 데 시간이 더 소요되는 등 많은 어려움이 있다.

지난해 대전 골령골에서 진실화해위가 발굴한 유해는 유전자 감식을 통해 4·3 당시 대전형무소에 끌려간 제주 출신 희생자로 밝혀져 타지역 제주4·3 행방불명인 유해 발굴 사업에 큰 도움을 줬다.

행방불명 희생자들에 대한 유해 발굴은 2006년 제주시 화북동 화북천을 시작으로 2007∼2009년 제주국제공항, 2010~2021년 표선면 가시리 외 8개소, 2023년 안덕면 동광리, 2024년 애월읍 봉성리 등 도내 곳곳에서 진행됐다.

이를 통해 총 417구의 유해를 발굴했으며 이 중 유전자 감식 작업으로 145명의 신원을 확인했다.

또 대전 골령골, 광주교도소 옛터 등 제주도 이에 지역에서 발굴된 유해에 대한 유전자 감식으로 추가 2명의 신원을 확인했다.

kos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