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황재하 기자 = 국립한국문학관장인 문정희 시인의 시가 스페인 유명 순례길의 종착지에 새겨졌다.
한국문학관은 문 관장의 시구가 스페인 산티아고의 '말하는 돌의 정원' 석비(石碑)에 새겨진 것을 기념하는 행사가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열렸다고 3일 밝혔다.
'말하는 돌의 정원'은 산티아고시청과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 대학교(USC)가 협력해 조성한 장소다. 세계의 언어와 문화를 기리기 위해 나선형으로 놓인 돌에 세계 각국 언어로 시를 새겨 넣고 있다.
정원은 일명 '산티아고길'로 유명한 '카미노 데 산티아고'의 종착지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에 있다. 현재 총 18개 언어로 시가 새겨져 있고, 동아시아 국가 중에선 문 관장의 시가 처음 새겨졌다.
돌에 새겨진 시구는 문 관장의 시 '산티아고 순례길' 전문인 '나를 만날 수 있는 것은 / 나뿐인가. / 하늘 아래 가득한 질문 하나'다.
이 시구는 2023년 새겨졌으며 이후 스페인 시인 욱시오 노보네이라, 브라질 시인 테노이루 넬레스의 시구를 새긴 돌이 추가됐다. 이번 행사는 세 석비의 공개를 기념하기 위해 열렸다.
문 관장은 행사에서 한국어로 돌에 새겨진 시구를 읽고 "서로 미워하고 싸움하는 소리가 끊이지 않지만, 세상 모든 사람의 마음을 만나게 하는 시가 울려 퍼지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문 관장은 또 살라망카 대학과 콤플루텐세 대학을 방문해 한국어와 한국 문학을 공부하는 학생을 격려하고 '여성 작가의 목소리로 본 한국문학'을 주제로 강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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