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증시 선물도 내림세
애플·엔비디아·테슬라 시간외 거래서 급락
(서울=연합뉴스) 황정우 차병섭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상호 관세' 폭탄에 3일(현지시간) 아시아 주요 주가지수가 동반 하락 중이다.
미국이 주도해온 전 세계 무역 질서가 기로에 선 가운데 달러 가치도 약세를 보였다. 반면 대표적인 안전자산인 금과 엔화는 강세를 나타내고 있다.
◇ 닛케이 장중 4.5% 급락…자동차·반도체주 줄줄이 내려
블룸버그통신·연합인포맥스에 따르면 이날 한국시간 오전 11시 30분 기준 일본 닛케이225 평균주가(닛케이)는 전장 대비 1,052.18포인트(-2.95%) 하락한 34,673.69로, 지난해 8월 이후 처음으로 35,000선 아래로 내려간 상태다. 닛케이는 이날 장 초반 4.5%까지 급락했지만 이후 낙폭을 일부 만회했다.
국내 코스피는 1.08% 하락세다.
한국시간 오전 11시 13분 기준 중국 본토의 상하이종합지수(-0.37%)와 상하이·선전증시 시가총액 상위 300개 종목으로 구성된 CSI 300 지수(-0.59%)도 내렸다.
홍콩 항셍지수는 1.57%, 홍콩에 상장된 중국 본토 기업들로 구성된 홍콩H지수(HSCEI)는 1.53% 밀린 상태다. 대만 증시는 이날 청명절로 휴장했다.
수출 비중이 큰 시가총액 상위주들이 약세를 보이고 있다.
삼성전자(-2.38%), SK하이닉스(-2.73), 일본 도쿄일렉트론(-3.83%), 어드반테스트(-3.60%) 등 반도체주와 현대차(-1.53%), 기아(-1.95%), 도요타(-4.67%), 혼다(-2.46%), 닛산(-3.65%) 등 자동차주가 하락세다.
중국에서 미국으로 가는 소액 소포에 대한 면세 혜택 종료가 발표되면서 알리바바 주가는 홍콩 증시에서 4.08% 내렸다.
◇ 나스닥100 선물 한때 4% 넘게 하락…빅테크도 직격탄
미국 주가지수 선물이 급락하고 주요 기술주 주가가 시간 외 거래에서 큰 폭으로 떨어지면서 아시아 증시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일 뉴욕 정규시장 마감 후 '10%+α' 상호 관세 부과 방침을 밝혔으며, 한국에는 25% 상호관세를 적용한다고 발표했다.
한국 시간 3일 오전 11시 18분 기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선물(-2.83%)과 나스닥 100 선물(-3.43%)은 약세다. S&P 500과 나스닥 100 선물은 이날 한때 3.5%, 4.5%가량 각각 하락하기도 했다.
이날 중국에 54% 상호관세가 부과되면서 애플 주가는 시간외 거래에서 7% 넘게 폭락했다.
시간 외 거래에서 엔비디아(-5.68%), 브로드컴(-6.30%) 등 반도체주는 물론 아마존닷컴(-6.10%) 등 빅테크 주가들도 동반 약세였다.
테슬라는 일론 머스크가 정부효율부(DOGE) 활동을 끝내고 경영에 전념할 수 있다는 기대감에 정규시장 거래에서 5.33% 올랐으나 시간외 거래에서 8% 정도 하락 반전했다.
나이키는 베트남에 대한 고율의 상호관세 부과 여파로 시간외 거래에서 7% 넘게 떨어졌다.
롱테일 알파의 최고투자책임자 비니어 반살리는 "다단계, 다자간 게임이 진행되고 있다"며 "어떤 종류의 게임인지 알 수 없기에 전 세계적으로 매우 부정적이다. 변동성이 더 커질 것이다. 대부분의 사람이 지금은 방어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 '금·엔화·美국채' 안전자산 선호 심화
미국 경기 침체 우려 등의 여파로 달러 가치가 약세인 반면 다른 안전자산들은 강세 흐름이다.
주요 6개국 통화(유로화·엔화 등) 대비 달러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인덱스는 전장 대비 0.705 내린 103.102 수준이다.
반면 엔화 수요가 늘면서 엔/달러 환율은 전장 대비 1.66엔 내린 147.62엔에서 거래되고 있다. 원/달러 환율은 보합세다.
시장금리의 벤치마크인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는 지난해 10월 중순 이후 최저인 4.06% 수준으로 내려간 상태다.
국제 금 가격은 또다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금 현물 가격은 이날 오전 한때 온스당 3,167.84달러로 고점을 또다시 높였다.
이후 상승분을 일부 반납했지만 한국시간 기준 전장 대비 0.48% 오른 3,150.23 달러로 여전히 고공행진 중이다. 금 가격은 올해 들어 20%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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