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미국 유제품 수입 쿼타 미달로 실제 관세는 0%
관세 지불 주체는 수출업자가 아니라 미국의 수입업자
(서울=연합뉴스) 임화섭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일(현지시간) 세계의 거의 모든 나라에 대한 '상호관세' 부과를 발표하면서 관세와 무역에 관해 한 여러 발언 중 상당수는 그릇된 것이라고 미국 CNN 방송이 지적했다.
CNN은 "팩트체크: 관세와 무역에 관한 트럼프의 허위 주장"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이런 발언들의 진위를 점검했다.
이 날 트럼프 대통령은 일부 미국산 유제품에 대한 캐나다의 관세율이 250%가 넘는다고 지적했다.
이 말 자체는 맞다.
하지만 그는 미국에서 "첫번째 조그만 우유 팩"이 캐나다에 수출되면 "아주 가격이 낮았다가 275%, 300% (가격이) 오른다"고 했는데 이 얘기는 틀렸다는 게 CNN의 설명이다.
캐나다가 수입하는 미국산 유제품에 실제로는 관세를 단 한 푼도 매기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캐나다가 미국-멕시코-캐나다 무역협정(USMCA)으로 유제품 시장을 미국에 개방하면서 유제품 종류별로 쿼터를 정하고 그 범위 내에서는 무관세로 수입키로 했는데, 실제로 쿼터를 초과하는 경우가 없기 때문이다.
수입 물량이 쿼터를 초과하는 경우에 대한 관세율이 높게 설정돼 있긴 하지만 실제로 적용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특히 유제품 종류 중 우유는 미국의 대(對)캐나다 수출 물량이 무관세 쿼터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할 정도로 저조하다.
그 원인에 대해 미국과 캐나다 양측이 서로 상대편 탓을 하고 있긴 하지만, 어쨌든 실제로 관세는 부과되지 않고 있다.
트럼프가 "우리는 여러 나라들에 보조금을 준다"며 그 액수가 캐나다에는 "연간 2천억 달러(293조 원)에 가깝다"고도 주장했다.
트럼프는 미국의 대캐나다 무역적자를 언급할 때 이런 주장을 되풀이해왔으나 근거가 없다.
2024년 미국의 대캐나다 무역수지는 상품과 서비스를 모두 합하면 357억 달러(52조4천억 원) 적자였으며, 상품만 따지면 706억 달러(104조 원) 적자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1기 집권 때 중국에 관세를 부과한 결과 미국이 "수천억 달러의 돈을 벌어들였다"며 이 돈은 "그들(중국)이 낸 것"이라고 주장했으나, 틀린 얘기다.
관세를 지불하는 것은 중국의 수출업자가 아니라 미국의 수입업자이기 때문이다.
지불 주체와 부담 주체가 다를 수는 있지만, 당시 관세에 따른 부담 역시 미국인들이 압도적으로 많은 부담을 졌다는 분석도 잇따른 연구 결과로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이 "다른 (역대 미국) 대통령에게는 (관세를) 10센트도 안 냈다"며 평소 즐겨 하는 허위 주장을 되풀이했다.
실제로는 미국은 정부가 수립된 1789년부터 중국산 수입품에 관세를 매겨왔으며, 트럼프 취임 전에도 매년 수십억 달러 단위의 세수를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로 거둬왔다.
트럼프 1기 집권기 직전 대통령인 버락 오바마도 중국을 상대로 추가 관세를 부과했다. 트럼프 대통령 1기 집권때도 중국에 대해 관세를 부과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밖에 전임 바이든 대통령 때의 물가상승률이 "우리 나라의 역사상 가장 높았다"며 자신의 1기 임기 때는 인플레이션이 "사실상 없었다"는 등 평소에 즐겨 하는 허위 주장을 이날도 되풀이했다고 CNN은 전했다.
solatid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