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리바바 등 中기업, 올해 엔비디아 칩 H20 23조원어치 주문"

연합뉴스 2025-04-03 10:00:11

美 규제 앞두고 물량 확보 차원…美제재시 재고 부담 될수도

엔비디아 로고

(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김태종 특파원 = 알리바바와 텐센트, 바이트댄스 등 중국 기술 대기업이 올해 1∼3월 엔비디아의 인공지능(AI) 칩 H20을 160억 달러(23조5천억원) 이상 주문했다고 정보기술(IT) 전문 매체 디인포매이션이 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H20 칩은 미국의 대중국 반도체 수출 규제 하에서도 합법적으로 중국에 판매할 수 있는 칩이다. 엔비디아의 최신 AI 칩 블랙웰보다 성능은 낮지만, 블랙웰에서 사용되는 고대역폭 메모리(HBM)를 장착돼 일부 성능이 개선된 칩이다.

이들 중국 기업의 H20 주문량은 엔비디아의 지난 분기(2024년 11월∼2025년 1월) 매출 393억3천만 달러의 40%를 웃도는 규모다.

전 세계적으로 열풍을 일으켰던 중국 인공지능(AI) 스타트업 딥시크가 AI 모델을 개발에 H20 칩만을 사용했다고 주장하면서 주문이 급증했다.

특히, 중국 기업들의 주문 급증은 미국이 곧 H20에 대한 대중국 판매를 금지할 가능성에 제기되는 가운데 나왔다.

블룸버그 통신 등은 지난 1월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가 H20 칩 제품으로 수출 통제 범위를 확대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미 정부는 2022년부터 중국에 대한 반도체 수출 규제를 해오고 있다.

이번에 H20으로까지 수출 제한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중국 기업들이 미리 물량 확보에 나서고 있다는 것이다.

엔비디아가 이들 기업의 H20 주문량을 성공적으로 납품할 경우 상당한 수익을 올릴 수 있다.

그러나 엔비디아는 수요 급증에 대응해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 대만 TSMC와 충분한 생산 용량 계약을 체결하지 못해 생산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이에 트럼프 행정부가 H20에 대한 수출 금지를 시행하기 전에 엔비디아가 납품을 완료하지 못할 경우 수십억 달러 규모의 재고를 떠안아야 할 수도 있다.

수출 제한이 되지 않은 다른 나라의 경우 H20 칩의 매력이 낮기 때문에 공급을 하지 못할 경우 할인 판매를 해야 할 수도 있다고 이 매체는 보도했다.

엔비디아는 2025 회계연도에 홍콩을 포함한 중국 지역에서 171억1천만 달러의 연간 매출을 기록했다.

taejong75@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