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마스, 이스라엘의 휴전 역제안 거부…"당초 합의대로 해야"

연합뉴스 2025-04-03 10:00:11

로이터 "이스라엘 역제안 내용은 1단계 휴전 50일 연장"

인질 석방 현장을 통제 중인 하마스와 팔레스타인이슬라믹지하드 소속 무장대원들

(서울=연합뉴스) 황철환 기자 =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이스라엘 측이 휴전과 관련해 내놓은 역제안을 거부했다고 로이터 통신과 AFP 통신이 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익명을 요구한 하마스 당국자들은 "하마스는 이스라엘이 중재국들을 통해 제시한 가장 최근의 제안을 따르지 않기로 결정했다"면서 당초 합의한 대로 2단계 협상에 즉각 착수할 것을 주장했다.

앞서 이스라엘은 지난달 29일 미국과의 조율을 거쳐 마련한 역제안을 이집트와 카타르를 통해 하마스 측에 전달했다고 밝혔다.

로이터 통신이 입수한 역제안 문건에는 지난 달 초 만료된 42일간의 1차 휴전 기간을 50일 연장하고, 이 기간에 영구 휴전을 위한 2단계 협상을 마무리 짓는다는 내용이 담겼다.

또, 하마스가 미국-이스라엘 이중국적자인 이스라엘군 병사 에단 알렉산더(21)와 다른 이스라엘인 인질 4명을 풀어주는 대신 이스라엘은 자국 교도소에 수감된 팔레스타인인 죄수들을 석방하도록 하자는 내용도 포함됐다.

이밖에 이스라엘은 자국군이 가자지구에서의 군사작전을 멈추고 인도주의적 구호품 반입을 재개하는 동시에 가자지구를 분단하는 이른바 '넷자림 회랑'을 개방, 남북 간의 차량 이동을 허용하는 방안도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2023년 10월 7일 하마스의 기습공격으로 약 1천200명이 살해되고 250여명이 납치되는 피해를 보고 전쟁을 선언한 이스라엘은 이후 1년 반 동안 가자지구를 맹폭, 대부분 지역을 폐허로 만들었다.

올해 1월 19일 6주(42일) 간의 일시 휴전이 성사되면서 잠시 교전이 중단됐지만, 지난 달 초 42일간의 1차 휴전 기간이 만료되자 같은 달 18일 대규모 공습에 이어 19일부터 지상군을 투입해 군사작전을 재개한 상황이다.

이스라엘 카츠 이스라엘 국방장관은 이날 성명을 통해 가자지구에서의 군사작전 규모가 크게 확대된다고 선언하면서 "광범위한 영토를 점령해 이스라엘의 안보 구역에 추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스라엘은 하마스를 겨냥한 군사·외교적 위협 수위를 끌어올리며 최대한의 압박으로 2단계 협상 개시와 재휴전 논의에서 우위에 서려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하마스 측은 당초 합의된 바대로 이스라엘군의 완전 철수와 잔여 인질 석방을 조건으로 하는 2단계를 이행해야 한다며 버티는 모습을 보여왔다.

그런 가운데 가자지구에선 인명피해가 다시 급증하는 모양새다.

가자지구 보건당국에 따르면, 이스라엘이 공격을 재개한 이후 이날까지 발생한 팔레스타인인 사망자는 1천66명으로 집계됐다. 이에 따라 지난 1년 반 동안 전쟁에 휘말려 목숨을 잃은 가자지구 주민의 수는 최소 5만423명으로 늘어났다.

hwangc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