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관세폭풍] 증권가 비관적 반응 일색 "최악의 시나리오로 현실화"

연합뉴스 2025-04-03 09:00:02

금융시장 단기 충격 불가피할 듯…"수출 둔화 등 국내 성장률 둔화 압력이 커질 것"

증시 변동성 확대 전망…"리스크 선제적 반영, 충격 장기화하진 않을 것" 관측도

트럼프, 모든 국가에 '10%+α' 상호관세 발표…한국에 25% 부과

(서울=연합뉴스) 곽윤아 기자 = 증권가는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발표한 상호관세·보편관세 조치가 예상보다 강하다며 3일 국내 금융시장이 상당한 충격을 받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트럼프 행정부는 한국시간으로 이날 오전 5시께 미국으로 들어오는 모든 수입품에 기본 10%의 관세를 부과하는 동시에 주요 국가에 상호관세를 추가로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한국에는 25%의 상호관세를 부과하고, 중국에는 34%, 유럽연합(EU) 20%, 베트남 46%, 대만 32%, 일본 24%를 각각 부과한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상호관세가 최악의 시나리오로 현실화했다"며 "단기적으로 금융시장에 충격을 미칠 공산이 커졌고, 미국 경기 둔화 및 물가 압력을 높일 수 있는 변수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이어 "미국 상호관세에 대한 주요국의 재보복 수위 및 강도도 또 다른 변수"라며 "중국은 강도 높은 맞보복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되며, 미·중 간 갈등이 더욱 확산할 수밖에 없게 됐다"고 지적했다.

국내 경제에 대해서는 "상당한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라며 "2분기부터 대미 혹은 대아세안 수출 둔화 등으로 국내 성장률의 추가 둔화 압력이 커질 것으로 보이며 일각에서 언급되던 올해 0%대 성장률 가능성이 가시화되는 분위기"라고 내다봤다.

이어 "원/달러 환율이 추가 상승해 1,500원 선을 재위협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국내 주식시장 입장에서도 단기적으로 추가 조정 리스크에 노출될 여지가 커 보수적 접근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시장이 기대했던 관대한 관세와, 트럼프의 관대한 관세 사이에 상당한 괴리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며 "(국내 증시는) 이날 일단 급락으로 하루를 보낼 것으로 보이며, 이후에도 주식시장 변동성 확대를 여러 차례 경험할 듯하다"고 말했다.

다만 이 같은 충격이 장기화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신중한 전망도 내놨다.

한 연구원은 "주식 시장은 지난달 중 관세 불확실성으로 인한 주가 조정을 몇차례 겪으면서 일정 부분 선제적으로 상호관세 리스크를 반영해왔다"며 "이를 감안하면 단기적인 주가 급락은 불가피하겠으나 상호관세발 주가 충격의 장기화, 추가적인 약세장 진입의 확률은 낮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재만 하나증권 연구원은 "국내 증시가 미국 증시 약세의 영향을 받을 수는 있을 것"이라면서도 "다만 자동차와 반도체가 이미 관세 부과 우려를 반영해 주가가 하락해있고, 발표된 상호관세 적용 대상이 아니라는 점을 감안하면 하락 시 매수 기회로 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ori@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