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놀룰루=연합뉴스) 성연재 기자 = 오아후 여행의 또 다른 방법은 렌터카를 빌리는 것이다.
여행플랫폼(OTA)인 클룩을 통해 빌렸는데 차는 허츠 등 다른 렌터카 회사를 통해 인수하는 방식이다.
클룩 같은 OTA를 이용하면 호텔과 렌터카 등을 한 앱에서 해결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허츠 렌터카에서 인수한 것은 쉐보레 말리부였다.
말리부는 트렁크에 28인치와 26인치 트렁크가 각 1개씩 들어가고도 남을 정도로 여유가 있었다.
렌터카 여행의 장점은 어디든지 맘에 드는 곳에 차를 세울 수 있다는 것이다. 차에 트렁크를 넣고 호기롭게 와이키키로 향했다.
마음에 드는 드라이브 코스는 와이키키 남쪽 다이아몬드 헤드를 거쳐 내려간 코코헤드였다.
코코헤드 주변의 해변 공원에 차를 세워놓고 망중한을 즐기는 현지인들을 만났다.
낚시를 하는 사람도 있었고 책을 읽거나 수영을 하는 사람도 있었다.
그러던 가운데 한 20대 동양계 청년을 만났다.
한국인과 생김새가 닮았다는 필자의 말에 그는 웃으며 일본인이라고 대답했다.
우쿨렐레 강사인 그는 학생과 교습하기 위해 이 공원을 찾았다고 한다.
한국으로 돌아와 넷플릭스에서 하와이 관련 프로그램을 찾아보다 '러브 테라스'라는 프로그램을 발견했다.
남녀 각각 3명이 한 집에 거주하며 사랑을 찾는다는 예능 프로그램이다.
거기서 우쿨렐레를 연주하는 남성이 많이 눈에 익었다 싶었는데 바로 그였다.
우리는 넷플릭스 프로그램에 출연한 우쿨렐레 연주자 아이자와 유스케 씨를 만난 것이었다.
◇ 100만년 전 공룡이 나타날 듯…쿠알로아 랜치
다음날은 북부의 쿠알로아 랜치를 향해 차를 몰았다.
렌치는 목장을 뜻하는 영어다.
쿠알로아 랜치는 100만년 전 공룡이 나타났을 법한 신비감이 느껴지는 지역이다.
우선 산세가 독특했다.
깎아지른 봉우리 여럿이 장벽을 세우듯 서 있는 산 아래 자리 잡은 목장은 풍광이 수려하다.
이곳에서 전기 산악자전거를 체험했다.
안전 교육을 받은 뒤 가이드 카 마이클 씨의 안내로 전기 산악자전거 페달을 밟았다.
전기 자전거였기에 체력적으로 큰 무리는 없다.
다만 순간적으로 치고 나갈 수 있기 때문에 브레이크를 잘 잡는 것이 관건이라고 했다.
언덕으로 올라가자 일본군의 폭격에 대비해 파 놓은 동굴이 나타났고, 곧바로 내리막길이다.
사륜구동차량을 타고 이동하는 사람도 있었는데 줄지어 달려야 했기에 먼지를 뒤집어쓸 수 있었다.
자신의 의지대로 자기 근육을 움직여 이곳저곳을 다닐 수 있다는 점이 전기 자전거 투어의 장점이다.
인기 있는 곳은 쥬라기공원 촬영지다.
높이 솟은 이국적인 봉우리 아래 펼쳐진 초원 위를 공룡들이 마구 내달리던 장면을 떠올린다면 이곳이 바로 그 장면의 배경이다.
2시간여의 짧은 전기 자전거 투어를 마치고 돌아오니 로데오 경기가 펼쳐지고 있었다.
그런데 가만 살펴보니 참가자의 얼굴이 무척 앳되다.
물어보니 청소년 경기라는 것이다.
오아후섬에서만 50개 학교가 참여하고 있다고 했다.
경기에 따라 초등학생이 참가하는 대회도 있었다.
밧줄을 던져 달아나는 송아지를 잡는 경주와 염소를 얼마나 빨리 묶어 제압하는지를 재는 경주도 있었다.
역시 하와이도 미국이구나 하는 느낌을 강하게 받은 장면이었다.
※ 이 기사는 연합뉴스가 발행하는 월간 '연합이매진' 2025년 4월호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