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은 적대세력" 대만 총통 겨냥 해석…"2일 오전까지 군용기 76회 출격"
대만 주요 항구·에너지 설비 모의 타격 훈련도…中 "조국 통일 굳게 추진"
(베이징=연합뉴스) 정성조 특파원 = 중국군이 이틀간의 '대만 포위' 훈련을 마쳤다고 발표했다.
스이 중국인민해방군 동부전구 대변인은 2일 오후 7시(현지시간) 소셜미디어 공식 계정을 통해 "1∼2일 동부전구는 합동 훈련의 각 임무를 원만히 완료했고 부대의 일체화 합동 작전 능력을 전면적으로 검증했다"고 밝혔다.
또 "전구 부대는 시시각각 고도의 경계 태세를 유지하면서 훈련과 전투 준비를 지속 강화해 모든 '대만 독립' 분열 행동을 단호히 꺾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중국군은 전날 오전 7시 30분 육군·해군·공군·로켓군을 동원해 대만을 사방으로 둘러싼 형태의 포위 훈련을 시작한다고 공지했다.
대만 국방부는 중국군이 1일 오전 7시 21분부터 대만 주변 해역과 공역에서 군함 13척과 해경선 4척, 군용기·헬기·무인기(드론) 71대를 동원해 합동 군사 훈련을 했다고 밝혔다.
전날부터 이날 오전 6시까지 집계된 중국군 군용기(전투기·폭격기·지원기·헬기)의 대만 주변 출격 횟수는 76회로, 대만해협 중간선을 넘어 대만 동·서·남·북부 공역에 37회 진입했다고 대만 국방부는 설명했다. 군함은 15척 등장한 것으로 파악됐다.
중국군은 이날 대만 동부 서태평양에 있던 제2호 항공모함 산둥함 전단을 동원해 해상·육상 타격 훈련을 벌였다고 발표했고, 중국 관영매체는 054형 호위함과 둥펑(DF)-15 탄도미사일, Y-20 수송기를 비롯해 YJ-21 초음속 대함 탄도미사일을 장착한 H-6K 폭격기도 훈련에 참여했다고 전했다. 신형 YJ-21 미사일은 대만뿐 아니라 유사시 대만을 지원할 수 있는 미국·일본을 겨냥한 무기로 평가된다.
동부전구는 전날 대만 요충지와 도로를 봉쇄하는 훈련을 했다고 밝힌 데 이어 이날은 육군이 주요 항구와 에너지 설비 등 모의 목표를 장거리 무기로 타격하는 영상을 공개했다.
중국군의 대만 포위 훈련은 작년 10월 라이칭더 대만 총통의 건국기념일(쌍십절) 연설을 문제 삼아 수행한 '리젠(利劍·날카로운 칼)-2024B' 이후 6개월 만이다. '리젠-2024A'는 작년 5월 이틀 동안, '리젠-2024B'는 하루 동안 이뤄졌다.
중국은 당초 이번 훈련에 코드명을 부여하지 않았으나 이날 '해협 레이팅(雷霆·천둥)-2025A'라는 이름을 붙이며 올해 재차 대만 포위 훈련이 벌어질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했다.
이번 훈련은 중국을 '적대 세력'으로 규정하고 대만군 내 간첩 색출과 양안(중국과 대만) 교류 제한 등 조치를 발표한 친미·반중 성향 라이칭더 대만 총통과 대만 집권 민주진보당(민진당)을 겨냥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라이 총통은 지난달 13일 '대만이 당면한 5대 국가안보·통일전선 위협 및 17개항 대응 전략'을 내놓고, 중국이 대만군 내부 침투와 양안 교류를 명목으로 한 대만 내 영향력 확대, 인재·기술 탈취로 대만의 안보를 위협하고 있다며 이적행위 처벌을 강화하고 중국 여행과 교류를 조이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중국 당국은 이를 '녹색(민진당의 상징색) 테러 17조'로 부르며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지난달 29일에는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부 장관이 최근 미 국방부에 공유한 새 지침에서 중국의 '대만 침공' 저지, 미 본토 방어 등을 최우선으로 전환했다고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WP)가 보도하는 등 미국과 중국을 둘러싼 지정학적 긴장도 고조되는 분위기다.
미국·일본·유럽연합(EU) 등은 중국이 무력·강압을 통한 일방적 현상 변경을 시도하고 있다며 우려를 표했고 중국은 반발했다.
장샤오강 중국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누구든 '대만 카드'로 중국의 내정에 간섭하는 것은 모두 지역을 재앙·혼란에 빠뜨리고 자신에게 화를 미치게 하는 어리석은 행동"이라며 "모든 '대만 독립' 분열 행동을 단호히 분쇄하고 조국 통일 프로세스를 굳게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몇몇 국가가 진정으로 대만해협의 평화·안정을 바란다면 '하나의 중국' 원칙을 지키고 '대만 독립' 분열 세력에 잘못된 신호를 보내는 것을 중단해야 한다"고 했다.
xi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