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게트·베레모 등 프랑스 상징 조롱…프랑스인들 '반격'
(파리=연합뉴스) 송진원 특파원 = 최근 동영상 플랫폼 틱톡에서 프랑스인을 조롱하는 영상이 유행해 이를 본 프랑스인들이 결집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2일(현지시간) 프랑스 일간 르파리지앵 등에 따르면 최근 틱톡에서는 "나는 프랑스인이 되고 싶지 않다"는 메시지와 함께 프랑스를 놀리는 영상이 확산하고 있다.
이 틱톡 트렌드는 미국 가수 레이디 가가의 '배드 로맨스'의 가사인 '나는 친구가 되고 싶지 않아'를 패러디한 것으로, 미국에서 처음 시작돼 이탈리아, 벨기에, 스페인 등 유럽 각국으로도 퍼졌다.
이들 영상은 프랑스를 상징하는 바게트와 베레모, 치즈, 파업이나 시위 같은 사회 현상, 프랑스인의 생활 습관 등을 과장되게 표현해 비꼬는 내용이다.
이에 프랑스인들도 가만있지 않았다.
프랑스 틱톡 이용자들은 "우리가 당신들에게 무슨 짓이라도 했나"라고 발끈하거나 "음식으로 시비를 걸겠다고? 스프라이트로 파이를 만드는 나라가?"라며 조롱을 되갚아주기도 했다.
프랑스 정치인도 합세했다.
가브리엘 아탈 전 총리는 '나는 프랑스인이 되고 싶어'라는 메시지와 함께 2024 파리 올림픽, 라클레트 등 프랑스의 대표 요리, 군사 퍼레이드, 역사적 인물 등 자랑거리를 소개하는 동영상을 틱톡에 올렸다.
일간 르피가로는 이 틱톡 트렌드가 의외로 프랑스인의 단결심을 강화했다고 분석했다.
프랑스 네티즌들은 SNS에서 "이 나라의 많은 것에 동의하지 않지만, 프랑스는 역사, 건축, 문화 등 모든 면에서 훌륭하다"라거나 "이 트렌드를 시작한 미국인들에게 감사하다. 여러분은 우리의 자부심을 되살렸다"는 글을 올렸다.
한 네티즌은 "일반적으로 우리보다 프랑스에 침을 뱉는 사람은 없었는데 지금 우리는 월드컵에서도 보지 못했던 애국자가 됐다"고 적기도 했다.
san@yna.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