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롱, '사법부 좌표찍기' 우려…"판사 보호" 강조

연합뉴스 2025-04-02 23:00:14

르펜 유죄 선고 후 지지자들 사법부 맹공…재판장 신변 보호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파리=연합뉴스) 송진원 특파원 =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2일(현지시간) 극우 유력 대선 주자인 마린 르펜 국민연합(RN) 의원의 피선거권 박탈 판결을 두고 사법부를 향해 비난과 위협이 쏟아지는 상황에 우려를 표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이날 열린 국무회의에서 "사법부는 독립적이며 판사는 보호받고 존중받을 권리가 있다"고 말했다고 회의 참석자들이 일간 르파리지앵에 전했다.

지난달 31일 파리 형사법원은 르펜 의원의 유럽연합(EU) 자금 유용 혐의를 유죄로 인정하고 5년간 피선거권 박탈을 즉시 집행하라고 선고했다.

이에 르펜 의원을 비롯한 RN 측은 재판부가 유력한 대권 주자인 르펜 의원의 대선 출마를 막기 위해 정치적 판결을 했다며 맹공을 퍼부었다.

소셜네트워크에서는 RN의 극렬 지지자를 중심으로 유죄 선고를 한 재판장을 인신공격하거나 위협하는 글도 유포됐다. 해당 재판장은 현재 경찰의 신변 보호를 받고 있다.

마크롱 대통령은 아울러 "모든 재판 당사자는 항소할 권리가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고 참석자는 전했다.

마린 르펜 국민연합 의원

르펜 의원이 즉각 항소한 가운데 파리 고등법원은 전날 이 사건을 내년 여름께 판결할 수 있도록 심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일정대로라면 항소심은 늦어도 내년 초에 시작될 전망이다.

항소심이 르펜 의원의 유죄를 인정하되, 현재 유지되는 피선거권 박탈 효력을 중지시키면 그는 2027년 대선에 출마할 수 있다. 다만 대선 전 최종심까지 열려 피선거권 박탈형이 확정될 가능성도 있다.

sa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