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산가족 양한종씨 기부…하나원 교육생들 "정착 잘해 어려운 사람 돕고 싶어 "
(안성=연합뉴스) 이은정 기자 = "북한과 달리 한국에서는 여러분이 노력한 만큼 더 좋은 삶을 만들 수 있는 곳입니다. 저의 작은 기부가 새로운 꿈을 이루시는 데 보탬이 되길 간절히 바랍니다."
2일 오전 경기도 안성 하나원(북한이탈주민정착지원사무소)에서는 북한이탈주민 정착 지원을 위해 10억원을 기부한 양한종씨에 대한 감사 행사가 열렸다.
양씨는 감회가 벅차오른 듯 직접 써온 인사말을 꺼내 읽기 전 잠시 숨을 고르더니 거액을 선뜻 내놓은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세 단짜리 단상을 오르는데 지팡이는 물론 성인 남성 두 명의 부축을 받아야만 할 정도로 고령인 양씨는 이산가족이다.
양 씨의 아버지와 큰형은 해방 직후 북으로 건너갔다. 양 씨는 자동차학원 등 사업체를 운영하며 홀로 남은 어머니와 6남매를 책임지는 가장 역할을 해야만 했다.
그는 자수성가했지만, 북에 있는 가족을 잊지 못해 북한이탈주민 지원 사업에 관심을 뒀다고 한다. 이번 기부는 양아들 최현철 씨의 제안으로 결심하게 됐다.
통일부는 양 씨와 사회복지공동모금회(사랑의열매) 3자 간 맺은 업무협약을 토대로 양 씨가 기부한 10억 중 5억원을 하나원 교육 수료생들에게 70만원씩 지원한다. 나머지 5억원도 북한이탈주민 관련 사업에 쓰일 예정이다.
김영호 통일부 장관은 "기부자님의 뜻에 따라 북한이탈주민에 원만히 전달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이들에 대한 아름다운 기부 문화가 활성화되도록 힘써나가겠다"고 감사를 표했다.
김병준 사회복지공동모금회장은 "양 씨처럼 젊어서 고생해 번 돈의 의미를 찾아 누구도 강요하지 않은 상황에서 기부하고 계신 분들이 많다"며 "대한민국에서 돌아가는 시장경제와 자유민주주의 모습"이라고 말했다.
교육생들은 "큰 감동을 받았다"며 "한국 사회에 정착을 잘해서 기부자님과 같이 어려운 사람들을 도우며 살고 싶다"고 했다.
이번 행사는 북한이탈주민에 대한 기부 문화와 정착 지원을 활성화하는 차원에서 통일부가 개최했다. 통일부는 양 씨에게 감사패를 수여했고, 교육생들과 함께 하나원에 기념식수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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