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 고문살해 의혹…가자지구 내 하마스 반감 폭발하나

연합뉴스 2025-04-02 14:00:04

"알카삼 여단, 시위 참여자 납치 뒤 구타해 살해"

하마스 반대여론 확산…1년 넘은 학살·굶주림에 한계 온 듯

(서울=연합뉴스) 장재은 기자 = 가자지구에서 하마스 통치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커지는 가운데 하마스의 주민 고문, 살해 주장이 제기됐다.

1일(현지시간) CNN 방송에 따르면 가자지구에 사는 22세 팔레스타인 남성 우다이 라비는 무장정파 하마스의 조직원 수십명에게 끌려갔다.

유족들은 성명을 통해 우다이가 납치된 뒤 예리하고 딱딱한 물건으로 심한 고문을 당해 사망했다고 주장했다.

우다이의 형제인 하산 라비는 "그들이 우다이를 데려가 계속 고문했다"며 "와서 우다이를 데려가라고 나중에 나한테 전화를 했다"고 말했다.

하산은 데리러 갔을 때 우다이가 살아있었다며 하마스 조직원들이 속옷만 입은 우다이를 목에 줄을 걸어 끌고 다니면서 구타했다고 전했다.

그는 "그들이 우다이를 넘겨주면서 '누구든 (하마스 소속) 알카삼 여단을 모독하고 흉보는 자는 이런 운명을 맞는다'고 말했다"고 덧붙였다.

우다이는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이내 숨을 거뒀다.

하산은 병원에서 우다이의 팔, 등, 다리에 있는 자상과 멍 같은 상처를 모두 영상에 담아 고문의 증거로 공개했다.

유족들은 우다이가 한 달 전께 알카삼 여단 전투원들과 말싸움을 벌인 뒤 보복을 당할까 계속 두려워 했다고 전했다.

그는 최근 가자지구에서 개최된 하마스 퇴진 집회에 참여해 "하마스 반대"를 외치기도 했다.

하마스의 팔레스타인 주민 살해 의혹은 가자지구에서 이례적으로 하마스 반대 시위가 발생한 상황에서 불거졌다.

가자지구 주민들은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전쟁이 1년 넘게 이어지자 더는 가족의 사상, 피란, 굶주림 같은 고통을 참지 못하겠다며 봉기했다.

이들은 지난달 말 수천 명씩 거리로 쏟아져 나와 "우리는 살고 싶다" 등의 구호를 외치며 하마스의 퇴진과 종전을 촉구했다.

가자지구에서는 2023년 10월 이스라엘의 침공전이 시작된 뒤 5만명이 넘게 죽었다. 이들 중에는 하마스 전투원뿐만 아니라 민간인들도 많다.

이스라엘의 무차별적 무력 사용과 가자지구 봉쇄 때문에 주민들은 죽음의 공포 속에서 굶주림, 질병과도 싸우고 있다.

우다이의 죽음이 하마스에 대한 주민들의 여론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현재로서 불투명하다.

하마스는 "팔레스타인인들은 의견을 표현하고 평화로운 시위에 참여할 합법적 권리가 있고 이는 우리가 믿고 수호할 국가적 가치의 필수적 부분"이라고 최근 입장을 밝혔다.

다만 하마스는 자신들에 대한 주민들의 감정이 악화하는 데 대해 "이번 시위에는 (이스라엘 때문에) 우리 민족이 겪는 엄청난 압박과 일상적 학살을 반영하는 것"이라고 항변했다.

jangj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