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17개군 중 15개군 소아청소년과 없어…'원정진료' 애타

연합뉴스 2025-04-02 12:00:10

소아청소년과 전문의 지원자 없어…대책 마련 필요

소아청소년과

(고흥=연합뉴스) 형민우 기자 = '고흥군에서 소아청소년과 의사를 애타게 찾고 있습니다!'

지난 1월 전남 고흥군은 홈페이지에 소아청소년과 의사를 찾는다는 글이 올라왔다.

공고문에는 "고흥군에는 소아청소년과 의사 부재로 아이들이 필요한 진료를 받기 위해 먼 거리를 이동해야 하는 현실로 긴급한 상황에도 대처가 어렵다"며 "의료진 여러분, 아이들에게 건강한 미래를 선물해 주세요!"라고 호소했다.

고흥군의 간절한 호소에도 3개월이 지난 2일 현재 지원자는 0명이다.

고흥에는 고흥종합병원에 소아청소년과 전문의가 있었는데 지난해 9월 계약이 종료되면서 10월부터 공석이다.

아이를 둔 부모들은 병원 진료를 받으러 차로 50여분을 달려 순천까지 가야 하는 등 불편을 겪고 있다.

부모들이 불안해하자 결국 고흥군이 이례적으로 홈페이지에 공고문을 내고 의사 모집에 나섰다.

재경향우회 등을 통해 아는 의사에게 지원 의사를 타진해보기도 하지만, 대다수 의사는 지리적으로 멀다는 이유로 오길 꺼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곡성군처럼 고흥군도 고향사랑기부제를 통해 소아과 전문의를 배치해 의료 공백을 메울 계획이지만, 지원자가 없어 이조차도 쉽지 않은 실정이다.

보건의료빅데이터개방시스템에 따르면 2024년 4분기 기준 전남지역의 소아청소년과는 25곳이다.

2018년 4분기에 비해 2곳이 줄었다.

22개 시군 가운데 목포와 순천, 여수, 광양, 나주 등 시 단위를 제외하고 군 단위에서는 화순과 무안 등 2곳에만 소아청소년과가 있다.

소아청소년과가 없는 지역의 부모들은 아이가 한밤중에 아프지 않을까 불안해하고 있다.

1세 아이를 둔 한 주민은 "밤에 열이라도 나면, 온 가족이 비상이 걸려 큰 병원을 찾아 헤매야 한다"며 "아이를 낳으라고만 하지 말고 의료 시스템을 개선하는 등 국가적인 대책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전남도 관계자는 "전남은 지역 특성상 의료 사각지대에 놓인 취약계층이 많아 대책이 필요하다"며 "전남 국립통합의대와 대학병원 설립이 꼭 필요한 이유다"고 말했다.

minu2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