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트럼프 정부 '경제 제재 강화' 이란 선수 지명에 부담 느낄 듯
남자 신청자 100명 중 45명이 이란 선수…배구연맹도 대책 모색
(서울=연합뉴스) 이동칠 기자 = 프로배구 아시아 쿼터 드래프트를 앞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 후 강화한 이란 경제 제재가 선수 선택의 새로운 변수로 떠올랐다.
한국배구연맹은 오는 11일 '비대면' 화상 회의 방식으로 2025-2026시즌에 뛸 아시아 쿼터 선수를 뽑는 드래프트를 개최한다.
남자부는 19개 국적 100명, 여자부는 10개 국적 43명의 선수가 도전장을 던진 상태.
올해 아시아 쿼터 드래프트에는 중국 선수들이 11월 자국 전국체전 참가 때문에 한 명도 신청하지 않은 가운데 남자부에선 절반에 가까운 45명이 이란 선수로 채워졌다.
여자부에도 이란 국적 선수가 일본(10명) 다음으로 태국과 함께 6명으로 많다.
문제는 작년 미국 대선에서 당선된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으로 송금 차단을 더 강화했다는 점이다.
설상가상으로 이란의 해외 법인으로까지 송금 차단 대상이 확대될 가능성이 제기돼 선수 급여를 보내야 하는 구단으로선 이란 선수 낙점에 부담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또 선수 이적 시 국제이적동의서(ITC) 발급을 위해선 이란배구협회에 송금해야 하지만, 경제 제재 강화로 종전보다 과정이 더 까다로워질 수 있다.
이번 드래프트에 신청한 남자 이란 선수 중에는 기량을 인정받은 미들 블로커 매히 젤베 가지아니와 같은 포지션의 최장신(217㎝) 마흐모우다비 레자 등 대어급이 많다.
이란 선수들은 좋은 체격 조건에 파워를 갖춰 서양 선수에 가까운 기량을 뽐낸다.
이번 시즌 우리카드에서 아시아 쿼터로 뛰었던 알리 하그파라스트(등록명 알리)는 외국인 선수 드래프트로 '월반' 신청하기도 했다.
또 삼성화재에서 뛰었던 알리 파즐리(등록명 파즐리) 역시 다른 외국인 선수 못지않은 활약을 펼쳤다.
하지만 '송금 리스크'가 커지면서 구단들은 이란 선수 영입을 망설이지 않을 수 없다.
실제로 삼성화재는 파즐리의 활약에 만족감을 표현하면서도 글로벌 기업이라는 점을 고려해 파즐리와 재계약을 고민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 에이전트는 2일 연합뉴스에 "이란배구협회를 통해 송금하는 건 불가능하다"면서 "러시아 선수의 경우 국제배구연맹(FIVB)을 통해 보내는 방법도 있지만, 이란의 경우 아직 그런 부분이 해결되지 않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구단 관계자도 "트럼프 대통령 재집권 후 이란 선수와 계약하는 데 부담을 느끼는 게 사실"이라고 전했다.
반면 다른 구단 관계자는 "미국 법인이 있는 일부 구단이나 공기업 구단의 경우 이란으로 송금에 어려움이 있겠지만, 우리 구단은 아직 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한편 배구연맹은 이란 송금 리스크가 커진 것과 관련해 '합법적이면서도 위험성이 적은 방법'을 함께 찾는 등 구단 지원을 위한 대책을 모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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