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년만 돌아온 뮤지컬 '돈 주앙'…"작품 나이들며 감정도 깊어져"

연합뉴스 2025-04-02 00:00:12

플라멩코 기반 음악이 특징…"플라멩코에 교향곡·팝 더했죠"

2006년 한국 초연 경험한 배우들 "돈 주앙처럼 관객 매혹할 것"

뮤지컬 '돈 주앙' 작곡가 펠릭스 그레이

(서울=연합뉴스) 최주성 기자 = "19년 전에는 20대의 젊은 돈 주앙이 등장했다면, 지금은 30대에 접어든 돈 주앙이 등장해요. 배우도, 작품도 나이가 든 만큼 더 깊은 감정을 보여드릴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작곡가 펠릭스 그레이)

프렌치 뮤지컬의 대표주자 '돈 주앙'(Don Juan)이 19년 만에 한국 무대로 돌아온다.

작곡가 펠릭스 그레이는 1일 서울 중구 한 호텔에서 기자들을 만나 "19년 전 한국을 찾았을 당시 관객들의 반응이 정말 열광적이라 놀랐던 기억이 있다"며 "당시를 생생히 기억하다 보니 다시 한국에 오니 제가 젊어진 느낌마저 들고 좋다"며 웃었다."라고 말했다.

오는 4∼13일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무대에 오르는 뮤지컬 '돈 주앙'은 2004년 캐나다 퀘벡에서 초연해 전 세계 100만명 넘는 관객을 동원한 작품이다. 2006년 첫 내한 공연을 진행했으며 올해 작품 탄생 20주년을 기념해 다시 한국을 찾았다.

데뷔곡 '라 지탄'(La Gitane)을 비롯해 다수 히트곡을 발표한 가수인 그레이가 처음으로 극본과 작곡을 맡은 뮤지컬이다. '노트르담 드 파리'의 연출 질 마외와 프로듀서 샤를 타라·니콜라스 타라 등이 협력해 작품을 탄생시켰다.

뮤지컬 '돈 주앙' 포스터

작품은 17세기 스페인 소설 속 전설적인 바람둥이 돈 주앙의 이야기를 토대로 만들어졌다. 사랑을 믿지 않고 수많은 여성을 유혹하는 돈 주앙이라는 인물은 모차르트 오페라 '돈 조반니' 등으로 각색된 바 있다.

뮤지컬은 돈 주앙이 진정한 사랑을 깨닫게 된다고 설정해 그를 소재로 한 오페라나 소설 등과는 차이를 뒀다. 작품에서는 주인공이 여성 조각가 마리아와 사랑에 빠지며 질투를 느끼고, 마리아의 약혼자 라파엘과 갈등하는 과정이 펼쳐진다.

그레이는 "그동안 모차르트뿐 아니라 슈트라우스, 극작가 몰리에르 등 많은 예술가가 돈 주앙을 다뤄왔기에 다른 방식을 택하고 싶었다"며 "돈 주앙이 진정한 사랑을 통해 느끼는 열정과 정념을 다룬다면 결말도 달라지지 않을까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돈 주앙'에는 이성에게 느끼는 사랑을 비롯해 아버지와 아들의 사랑, 친구 사이의 사랑 등 다양한 형태의 사랑이 등장해요. 사랑을 넘어선 증오와 잔인함까지 모든 종류의 감정을 노래로 들으실 수 있습니다." (그레이)

배우들은 프랑스어로 노래를 부르지만, 작품은 스페인을 배경으로 플라멩코 음악과 댄스를 핵심적인 요소로 내세운다. 플라멩코 악단의 화려한 연주는 물론 전문 플라멩코 무용수들이 출연해 매력적인 춤을 선보인다.

안무가 카를로스 로드리게스는 "작품에서 플라멩코는 스페인의 역사를 비롯해 사랑에 대한 열정을 춤으로 승화한다"며 "강렬한 감정을 전달하기 위해 스텝을 강하게 밟고 안무에 에너지를 쏟았다"고 말했다.

왼쪽부터 작곡가 펠릭스 그레이, 안무가 카를로스 로드리게스

플라멩코 음악과 팝, 교향곡의 요소를 조합한 넘버도 작품의 매력이다. 대표적인 넘버 '변했네'(Changer)는 프랑스에서 17주 연속 라디오 차트 1위를 차지하는 등 인기를 끌었다.

그레이는 "플라멩코의 경우 사랑의 심장을 뛰게 하는 열정적인 음악이라 돈 주앙이 표현하는 강렬한 감정과 잘 어울린다"며 "제 데뷔곡이 집시 음악을 기반으로 하고 있어 자연스레 플라멩코를 떠올렸고, 여기에 교향곡의 느낌과 팝을 합쳐 매력적인 음악을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2006년 공연과 비교해 극본과 음악에는 변화가 없지만, 보다 깊은 감정을 전달하기 위해 조명과 LED 장치를 추가로 배치하는 등 무대 효과를 강화했다.

한국 초연 당시에는 돈 주앙을 20대로 설정했지만, 이번 시즌에는 30대인 주연 잔 마르코 스키아레티의 나이에 맞춰 인물 설정에도 변화를 줬다.

초연 무대에 올랐던 라파엘 역 필립 베르겔라, 돈 주앙의 아버지 돈 카를로스 역의 로베르 마리앙은 당시와 비교해 더욱 깊어진 감정을 표현할 준비가 되었다고 자신했다.

베르겔라는 "이 작품은 연기하는 입장에서도 롤러코스터를 타듯 감정 기복이 정말 큰 작품"이라며 "돈 주앙 대체 배우로도 무대에 오를 예정인데, 19년 사이에 더욱 성숙해진 사랑과 감정을 바탕으로 연기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모든 배우가 열정에 불을 지르는 느낌으로 온몸과 마음을 다해 연기해요. 배우 각자가 돈 주앙이 되어 관객 한분 한분을 매혹할 준비가 됐습니다." (마리앙)

왼쪽부터 뮤지컬 '돈 주앙' 로베르 마리앙, 필립 베르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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