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산 정보 공유 안 됐다" vs "대책본부에 제공, 정보 부실은 아쉬워"
(안동=연합뉴스) 김용민 기자 = 사상 최악의 경북 산불이 진화된 지 나흘이 지난 가운데 산림청 산불확산예측시스템이 제 기능을 했는지를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1일 산불방지정책연구소 등에 따르면 이번 경북 산불 당시 산림청의 산불확산예측시스템이 가동됐지만 산불 현장에는 정보가 제대로 전달이 안 됐다.
산불 진행 방향을 미리 파악해 주민 대피 시간을 벌어야 하는데 산불 현장에서 소방당국 등이 해당 시스템의 자료를 받아보지 못했다는 것이다.
연구소 측은 "소방당국이 산불확산 예측 정보를 요구했지만 제대로 제공받지 못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시스템 관리자 등 일부가 아니라 산불 현장에서 실시간으로 정보를 공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산림청은 해당 시스템을 통해 산불 정보를 관계 기관에 전달했다는 입장이다.
산림청 관계자는 "산불 당시 대책본부에 3천건에 달하는 정보를 전달했다"고 말했다.
대책본부에는 산림청과 소방본부, 지방자치단체 등 관계 기관이 모여 있어서 관련 정보를 파악할 수 있었을 것이라는 얘기다.
관련 정보를 입수해 그에 따른 주민 대피 등 구체적인 대책을 세우는 것은 지자체 등의 몫이라는 설명도 곁들였다.
그러나 산불확산예측 정보가 제대로 공유됐느냐 아니냐 여부와 상관없이 이번 경북 산불피해가 워낙 커서 해당 시스템이 제대로 된 기능을 하지 못했다는 비판은 면치 못할 것으로 보인다.
산림청이 운영 중인 산불확산예측시스템은 기상 정보를 비롯해 지형, 연료(나무 등) 등을 토대로 산불이 어떻게 진행할지 예측하는 기능을 한다.
처음에는 산림청 내부 연구용으로만 쓰이다가 최근 들어 대형 산불이 빈발하면서 수집 정보를 외부와 공유하고 있다.
산불확산예측 성공률은 약 80%로 선진국과 별반 차이가 없다는 게 산림청 설명이다.
그럼에도 이번 경북 산불에서는 '80% 성공률'이 무색할 만큼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의성에서 발생한 산불이 손쓸 새도 없이 인근 지자체로 급속하게 번져 막대한 피해를 냈기 때문이다.
산림청은 이와 관련 "산불확산예측시스템에서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가 화선을 인식해 산불 진행 방향과 속도를 예측하는 것"이라며 "그런데 이번 산불은 엄청난 연기로 인해 화선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진화 헬기에 장착된 센서로 화선 정보를 파악해야 하는데, 연무가 짙은 데다 강풍으로 헬기가 뜨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 충분한 정보를 얻지 못했다는 것이다.
산림청 관계자는 "악천후에도 안정적인 비행이 가능한 무인기를 도입하고 열 탐지, 열화상 카메라 등 첨단 장비를 장착하는 등 측정 여건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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