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으로 완성된 예술가 김향안…뮤지컬 '라흐 헤스트'

연합뉴스 2025-04-01 20:00:03

시인 이상과 화가 김환기의 동반자 김향안 삶 소재

두 시점 교차하며 전개…"자신한테 위로받는 감사함 느낄 수 있어"

뮤지컬 '라흐헤스트' 프레스콜

(서울=연합뉴스) 박원희 기자 = "너로 인하여 꿈을 꾸고 너로 인하여 완성됐어."

한 무대에 등장한 향안(김려원 분)과 환기(김종구), 동림(홍지희)과 이상(임진섭). 네 배우가 서로를 향해 노래를 부른다. 각자가 예술가로서 성장하기까지 같이 걸어온 이들은 "너로 인하여"라고 노래한다.

지난달 25일 개막한 뮤지컬 '라흐 헤스트'의 프레스콜이 1일 서울 예스24스테이지 1관에서 열렸다.

'라흐 헤스트'는 시인 이상과 화가 김환기의 아내로 알려진 실존 인물 김향안(본명 변동림)의 삶을 바탕으로 만든 창작 뮤지컬이다. 2022년 초연, 2023년 재연 이후 2년 만에 세 번째 시즌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 열린 제8회 한국뮤지컬어워즈에서 작품상(400석 미만), 음악상(작곡 부문), 극본상 3개 부문에서 수상한 작품이다.

작품의 제목(l'art reste·라흐 헤스트)은 김향안이 남긴 "사람은 가고 예술은 남다(Les gens partent mais l'art reste)"라는 문구에서 비롯됐다.

'라흐 헤스트'는 수필가, 소설가, 미술이론가, 화가였던 김향안의 삶을 이상과 만난 동림, 환기와 만난 향안의 삶으로 구분해서 보여주는 점이 특징이다. 향안(동림)이 예술가가 되는 과정은 이상, 환기와 같이 걸어온 길 위에 있다. 역으로 이상과 환기가 예술가가 되는 과정에서는 동림과 향안이 있다. 서로를 향한 사랑을 바탕으로 각자가 예술가로서 성장한 셈이다. 향안은 "나라는 별을 발견해줘서 고맙다"고 노래한다.

뮤지컬 '라흐헤스트' 프레스콜

두 개의 시점이 교차하며 전개되는 것도 감상 포인트다.

뮤지컬은 향안의 생의 마지막 순간에서 시작해 시간은 이로부터 거슬러 올라가는 방식으로 펼쳐진다. 이와 달리 동림의 시간은 이상을 만난 순간부터 시간 순서대로 진행된다. 둘의 삶이 교차하면서 관객은 한 인물의 삶을 입체적으로 바라보게 된다. 마지막에 이르러 향안이 동림을 마주하고 위로하는 장면은 묘한 감동을 자아낸다.

동림 역을 맡은 김주연은 "일상생활에서 내가 나를 응원하게 되는 직접적 순간이 많이 없는 것 같다. 채찍질하거나 걱정할 때가 더 많은 것 같다"며 "무대 위에서나마나 자신에게 위로받는 행복과 감사함을 느낄 수 있어서 좋았다. 여러분들에게도 따뜻한 공연 보러오시라고 추천하고 싶다"고 말했다.

김은영 연출은 "향안과 동림이 만나는 순간에 대한 세부적인 것들을 논의하면서 이번 시즌을 꾸려왔다"며 "동림과 만나게 될 때 향안의 시선이 조금 더 잘 보이게 노력할 예정이다. 그런 부분을 집중적으로 봐주시면 좋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라흐 헤스트'는 6월 15일까지 예스24스테이지 1관에서 관객과 만난다.

뮤지컬 '라흐헤스트' 프레스콜

encounter24@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