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 교수 "증원 폭에 맞는 교육여건 안 갖춰져 유급 투쟁하려는 듯"
의예과 학생들도 최소 학점만 수강 신청 후 대부분 결석
(청주=연합뉴스) 천경환 기자 = "형식적으로만 복귀했다고 보는 게 맞죠"
1일 충북대 의과대학의 한 교수는 정상적인 수업이 이뤄지고 있냐는 기자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그는 "의대 정원 증원 폭은 전국에서 가장 큰데 (그에 따른) 교육 여건은 갖춰져 있지 않으니 학생들이 돌아오고 싶겠냐"며 "제적은 현실적으로 부담이 크니까 학생들이 유급 투쟁을 생각하는 것 같다"고 우려했다.
충북대 의대 의학과(본과)가 개강 이틀째를 맞았지만, 의대 건물 안팎은 지나가는 의대생조차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썰렁했다.
의대 정원 정책에 반발해 휴학 중이던 본과생 176명이 지난달 30일 자정까지 복학 신청을 했지만, 실제 학교로 돌아와 수업에 참여하지는 않은 것이다.
본과 학생들이 수업을 듣는 교육인재관 강의실은 굳게 잠겨 있었고, 정독실과 휴게 공간 등은 불이 꺼진 채 비어 있었다.
충북대학교병원 강의실 내부 역시 정리되지 않은 서류가 여기저기 흩어져 있었으며 주인을 찾지 못한 의대 가운은 옷장에 그대로 걸려 있었다.
일부 과목은 수업이 진행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학생들은 여전히 수업 참여 여부에 대한 의견을 모으는 것으로 전해졌다.
대학 측은 오는 2일까지 수강 신청 기간을 연장하고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
학칙상 15주 차로 구성된 수업일수의 4분의 1 이상 결석하면 'F' 학점 처리된다.
본과는 학년말 성적이 '2.0' 미만이거나 학기 중 F를 받은 과목이 있으면 유급된다. 유급이 4회 누적되면 제적 처리된다.
지난달 4일 개강한 의예과도 사정은 비슷하다.
대학 측은 2개 학번(24학번·25학번)이 1학년인 점을 고려, 편의 제공 등 차원에서 학번별로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25학번 신입생을 포함한 의예과 학생 190여명은 현재 최소 학점만 수강 신청한 상태이며, 대다수는 신청한 과목에도 출석하지 않고 있다.
최근 진행된 '의료 인문학 세미나' 과목에는 수강 대상 100명 중 2명만 출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본과와 마찬가지로 출석 일수가 부족하면 F 학점을 받을 수 있으며 학년말 성적이 '1.0' 미만이면 유급 처리된다
또 전체 학기(4학기) 수료학점이 80학점 미만이어도 유급되는데 합산 2회 유급이면 제적 처리된다.
대학 관계자는 "예과의 경우 1년에 두 차례 열리는 계절학기를 통해 부족한 학점을 채울 수 있도록 할 예정"이라며 "의학과는 교수 등과 논의해 온라인 수업을 개설하는 등 학생들이 수업을 들을 수 있도록 대책을 마련 중"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정부는 의대생들이 '전원 복귀'할 경우 2026학년도 의대 모집인원을 증원 이전 수준인 3천58명으로 되돌리겠다는 내용의 의대 교육 정상화 방안을 발표한 바 있다.
구연희 교육부 대변인은 전날 브리핑에서 "단순히 복학 원서를 내고 등록금을 납부했다고 해서 복귀했다고 볼 수 없다"며 "수업에 참여하는지 보면서 '실질적 복귀'를 판단하려면 시간이 더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kw@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