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홍콩 자치권 훼손 및 국가보안법 관련 체포·구금 등에 책임"
(워싱턴·서울=연합뉴스) 조준형 특파원 권숙희 기자 =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31일(현지시간) 법무·경찰 책임자를 포함해 홍콩의 고위 당국자 6명을 제재했다.
중국 당국은 자국 내정에 대한 간섭을 중단하라면서 즉시 강하게 반발했다.
미국 국무부는 홍콩의 자치권을 훼손하고 홍콩 국가보안법에 따른 체포, 구금 등에 관여한 책임이 있다며 폴 램 홍콩 법무부 장관, 레이먼드 시우 홍콩 경찰청장, 중국 본토 출신인 둥징웨이 홍콩국가안보수호공서 서장 등 6명을 제재 대상자 명단에 올렸다고 밝혔다.
제재 대상자는 미국 내 모든 자산이 차단되고, 미국인과의 거래가 제한되며, 미국으로의 여행이 금지된다.
국무부는 이번 제재 대상자들에 대해 "해외로 도피한 19명의 친민주주의 행동가들을 위협하고, 침묵하게 하고, 괴롭히기 위해 '홍콩 국가보안법'을 역외에까지 적용해왔다"며 19명 중에는 미국 시민권자 1명과 미국 거주자 4명이 포함됐다고 밝혔다.
앞서 홍콩 정부가 2023년부터 홍콩 국가보안법을 위반한 혐의로 반정부 인사 19명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한 바 있다고 홍콩 일간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전했다. 이 가운데 13명은 지난해 '범죄 도피자'로 수배돼 여권이 취소됐다.
미국의 이번 제재는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홍콩을 포함한 중국의 인권 문제와 관련해 내려진 조치 중 가장 괄목할 만한 것으로 보인다.
조치가 알려진 뒤 중국 당국은 미국 정부를 규탄하는 한편, 홍콩 국가보안법을 적용해 해외 거주 중인 인사들에 대한 수배 조치를 옹호하는 입장을 발표했다.
중국 외교부의 홍콩 사무소인 주홍콩 특파원공서(이하 특파원공서)의 대변인은 이날 "미국은 중국의 당국자들에게 억지 제재를 내렸다"면서 "홍콩의 법치·민주·자유·인권상황을 비방하는 것은 홍콩 사무와 중국 내정에 대한 무지막지한 간섭이자 미국의 패권과 횡포의 추악함을 다시 한 번 드러내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홍콩은 중국의 홍콩, 즉 홍콩 문제는 절대적으로 중국의 내정이다"이라면서 "어떤 방식에서든 홍콩 문제와 중국 내정에 대한 간섭을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홍콩 정부 대변인도 "미국이 언급한 도피자들은 단순히 표현의 자유를 행사했다는 이유로 수배된 것이 아니라, 미국과 영국과 호주 등지에서 국가 안보를 위협하는 행위들을 대놓고 하고 있기 때문에 체포영장이 발부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미국은 수배 중인 이들에게 보호막을 제공하고, 의도적으로 무책임한 발언을 퍼뜨리면서 대중을 오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jhcho@yna.co.kr, suki@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