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웅·박건형·최민호·이수경 등 출연…트레드밀 활용해 관계 표현
(서울=연합뉴스) 황희경 기자 = 지난해 초연했던 창작극 '랑데부'가 화려한 캐스팅과 파격적인 연출로 다시 무대에 오른다.
서울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에서 5일 개막하는 연극 '랑데부'는 아픈 기억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자기만의 법칙에 스스로를 가둬버린 과학자 '태섭'과 스스로를 찾는 여정에 나섰지만 결국 자기를 가장 괴롭혔던 과거의 장소로 돌아오는 '지희'의 만남을 그린 멜로 2인극이다.
지난해 8∼9월 LG아트센터 U+스테이지에서 공연한 뒤 7개월여만에 재연으로, 초연 때 출연했던 박성웅을 비롯해 뮤지컬 스타 박건형, 아이돌그룹 샤이니의 최민호가 태섭 역에 새로 합류했다. TV 드라마로 친숙한 이수경은 지희 역으로 처음 연극 무대에 도전하고 김하리와 범도하가 지희 역에 함께 캐스팅됐다. 박성웅-이수경, 박건형-범도하, 최민호-범도하 등 남녀 배우들이 각각 2명씩 고정 짝(페어)을 이뤄 공연한다.
초연에 이어 재연에도 출연하는 박성웅은 1일 예술의전당 음악당 인춘아트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초연의 감동이 커서 재연에도 참여하게 됐다"고 말했다.
초연 때 인터뷰에서 "나중에 가장 인상에 남는 내 작품이 영화 '신세계'가 아니라 '랑데부'였으면 좋겠다"고 했던 그는 "여전히 '랑데부'는 '신세계'를 뛰어넘는 작품인 것 같다"면서 애정을 드러냈다.
이수경과 짝을 이루는 그는 "또 다른 '지희'랑 사랑에 빠지는 느낌"이라면서 "이수경 배우가 이전의 '지희'들과는 전혀 다른 연기자라 작년과는 또 다른 작품이 될 것 같다"고 덧붙였다.
박성웅의 추천으로 출연하게 된 이수경은 "중간중간 포기하고 싶은 마음이 많았다"면서도 "그동안 브라운관에서 주로 활동해 놓쳤던 부분이 많았는데 조금 더 세부적으로 배울 수 있고 많은 것을 알게 돼 공부가 되는 시간"이라고 연극 데뷔 소감을 밝혔다.
박건형은 "(뮤지컬과는 달리) 음악이 빠져 있고 언어로만 승부해야 하는 시간이 낯설기도 하고 더 세심하게 신경 써야 할 부분도 많다"면서 "들려줄 수 있는 것은 나와 상대 배우의 목소리, 대화뿐이라 뮤지컬에서 보여드릴 수 없었던 섬세함을 보여드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고도를 기다리며를 기다리며'로 무대를 처음 경험한 뒤 두 번째 연극에 출연하는 최민호는 "대본을 받았을 때 마법에 홀린 듯이 이걸 내가 하면 어떤 느낌일까 상상이 펼쳐졌고 무대도 머릿속에 그려질 정도로 너무 하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다"고 전했다.
세 명의 태섭 중 가장 젊은 태섭인 그는 "각자 페어만의 매력이 있다"면서 "나만의 '태섭' 느낌을 내는 데 초점을 맞춰 연습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공연은 블랙박스형 극장인 자유소극장의 가변적 특성을 활용한 독특한 무대가 특징이다. 패션쇼 런웨이를 연상시키는 길이 17m, 폭 2.5m의 직사각형의 긴 무대를 중심으로 양쪽에 관객석이 배치된다. 무대 위에는 트레드밀이 설치돼 손이 닿을 듯 말 듯 다가가다가 멀어지곤 하는 태섭과 지희의 관계를 보여주는 장치로 활용된다.
극을 쓰고 연출한 요세프 케이(김정한)는 "사람의 관계에 대해 이야기하는 작품"이라면서 "어떻게 누군가를 품을 수 있고 사랑할 수 있는지 뚜렷하게 보여주기보다는 그것을 향해 노력하는 과정 속에 담은 인물들을 담은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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