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독 신문부터 급식 업체에도 'DEI 안한다' 확인서 들이밀어
"불응시 비용 지급 중단" 경고도
(서울=연합뉴스) 임지우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행정부가 세계 각국에 있는 미국 대사·영사관 등 해외 공관과 계약을 맺은 현지 업체들에 'DEI(다양성·평등·포용) 금지' 준수를 요구하는 공문을 보냈다고 로이터 통신이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미국의 해외 외교 공관과 공급 계약을 맺은 현지 기업들은 최근 미국 측으로부터 '해당 연방 차별금지법의 준수에 관한 인증'이라는 제목의 설문지와 함께 트럼프 행정부의 'DEI 금지' 행정명령을 준수하고 있는지 확인해달라는 요청을 받았다.
앞서 프랑스에서도 파리 주재 미국 대사관이 일부 프랑스 기업에 DEI 정책 금지를 요구하는 서한을 보낸 사실이 알려져 프랑스 당국이 강하게 반발했는데, 프랑스 말고 다른 국가에서도 같은 요구를 해 온 것이다.
한 스페인 당국자는 자국 기업들 역시 이러한 공문을 받았다면서 여기에는 해당 기업이 필요한 정보를 제출하지 못할 경우에는 미국 정부로부터 비용 지급이 중단될 수 있다는 경고도 담겨 있었다고 전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이 조 바이든 전 정부의 DEI 정책을 폐기하라는 행정명령에 서명한 이후인 지난 2월 11일 전 세계 미국의 해외 공관들에는 현재 계약을 맺고 있거나 제안을 검토하고 있는 모든 공급업체로부터 트럼프 대통령의 'DEI 금지'를 지키고 있다는 증명서를 받아내라는 지시가 내려졌다.
해외 공관들은 이와 함께 미국의 예산을 "트럼프 대통령의 행정명령을 준수하지 않는 계획이나 프로그램"에는 쓰지 않겠다는 확약도 요구받은 것으로 파악됐다.
로이터는 다만 이런 지시에 따라 미국의 해외 공관들로부터 공문을 받은 기업이 정확히 몇 군데이며 이들이 미국과 맺은 계약 규모가 정확히 얼마인지는 파악되지 않는다고 전했다.
이 스페인 당국자에 따르면 스페인의 미국 대사관 직원 자택에 수도와 가스, 전기를 공급하는 업체를 비롯해 구독하는 신문, 급식업체까지도 이번 'DEI 금지' 확인서 제출을 요구받았다.
미국 대사관으로부터 보조금을 받는 현지 영어 교육 단체인 '아메리칸 스페이스 바르셀로나'도 해당 공문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독일 자동차 업체 BMW도 최근 불가리아의 미국 대사관과 차량 판매 계약을 맺은 뒤에 이러한 DEI 정책 금지 공문을 받았다고 사안을 잘 아는 소식통이 전했다.
이와 관련해 BMW는 로이터에 보낸 성명에서 "다양한 관점과 재능이 우리 회사를 강하게 만들며 우리의 창조적인 역량과 경쟁력을 늘리는 데 기여한다"고 믿는다고 밝혔다.
이 문제와 관련해 태미 브루스 미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기자들에게 해외 기업들이 미국 대사관 등으로부터 받은 고지는 "대통령으로부터의 행정명령을 준수하기 위한 노력이며, 본질적으로 현지 영사관과 대사관에 대한 자체 인증 성명"이라고 말했다.
wisefoo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