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러 휴전 데드라인' 설정 촉구…동결자산 압류 목소리도

연합뉴스 2025-04-01 04:00:08

영프독 등 6개국과 EU 외교수장 성명…사실상 트럼프 향한 메시지

유럽 6개국·EU, '휴전 데드라인' 설정 촉구

(브뤼셀=연합뉴스) 정빛나 특파원 = 유럽 주요국들이 31일(현지시간) 미국 중재로 우크라이나와 러시아간 동의한 '부분 휴전' 이행 데드라인을 설정할 것을 촉구했다.

영국, 프랑스, 독일, 스페인, 이탈리아, 폴란드 등 6개국 및 EU 외교수장은 이날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회동 뒤 공동성명을 내고 "러시아는 지연 전술을 중단하고, 우크라이나처럼 즉각적이고 무조건적인 휴전에 동의하고 전면 이행하라"고 촉구했다.

이어 "명확한 시한 내에 진전이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러시아가 부분 휴전과 관련해 미국에 제재 해제 등 선결조건을 앞세우고 있는 만큼, 시한을 정해 이행을 압박해야 한다는 취지다. 사실상 러시아에 이를 압박해야 한다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보내는 메시지로 해석된다.

회의에 참석한 라도스와프 시코르스키 폴란드 외무장관은 기자들과 만나 러시아가 휴전을 받아들일 시한을 어떤 식으로든 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지난 29일 방미한 알렉산데르 스투브 핀란드 대통령도 트럼프 대통령에게 부활절이자 취임 3개월 되는 날인 4월 20일로 휴전일을 정하라고 제안했다.

공동성명은 종전 협상에 대해 "우크라이나의 방위산업이나 우크라이나 내 파트너국의 군사적 주둔을 제한하는 어떠한 합의도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러시아가 영국과 프랑스 주도로 논의 중인 유럽의 '안전보장군' 파병에 반대하고, 미국이 이를 받아들일 수 있다는 우려가 반영된 대목이다.

성명은 아울러 "러시아의 전쟁 능력을 약화하고, 우크라이나가 정의롭고 항구적인 평화를 사수할 수 있는 가장 유리한 위치에 설 수 있도록 새로운 제재 채택을 포함해 러시아를 더 압박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러시아 자산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침략 전쟁을 중단하고 자신들이 야기한 손해를 보상할 때까지 동결돼야 한다고 다시 한번 강조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회의에서는 EU내 동결된 러시아 중앙은행 자산 원금을 압류해야 한다는 주장도 다시 나왔다.

전쟁 발발 이후 주요 7개국(G7)과 EU, 호주가 동결한 러시아 중앙은행 자산은 총 2천800억 달러(약 403조원)로, 이 가운데 약 78%인 2천196억 달러(331조원)가 EU 역내에 묶여 있다.

EU는 동결자산에서 발생한 이자 등 2차 수익금을 조 바이든 미 행정부 당시 이뤄진 주요 7개국(G7) 합의에 따라 우크라이나의 대출금 상환에 활용하고 있으나, 자산 원금 압류는 논의가 초기 단계에 머물고 있다.

호세 알바레스 스페인 외교장관은 기자들과 만나 이미 EU 차원에서 러시아 동결자산에서 발생한 이자 수익금을 우크라이나 지원에 활용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원금 압류 논의가 "더할 나위 없이 정당하다"고 주장했다.

카야 칼라스 EU 외교안보 고위대표도 러시아 동결자산 원금 활용에 찬성한다. 폴란드 역시 지지 입장을 표명했다.

반면 대(對)유럽 투자 신용도 하락, 법적 근거 미비를 이유로 독일, 벨기에 등 반대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동결자산 압류 문제에는 27개국 만장일치 합의가 필요하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러시아의 '부차 학살' 만행이 드러난 3주년인 이날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부차가 그저 우크라이나의 '어딘가'가 아니라는 점을 기억해달라"고 유럽에 호소했다.

이어 "러시아에 진정으로 전쟁 책임을 묻기 위해 단결하지 않으면 유럽 어느 나라에서건 또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제재를 비롯한 대러 압박 강화도 촉구했다.

러시아는 2022년 2월말 우크라이나 전면 침공 초기 우크라이나 키이우 외곽에 있는 부차 지역을 약 한 달간 점령했다가 우크라이나군이 탈환하면서 퇴각했다. 당시 민간인 대규모 학살 참상이 드러났다.

shin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