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연합뉴스) 경수현 특파원 = 일본 혼슈 이시카와현에서 오는 4월 29일을 목표로 개관을 준비해온 윤봉길 의사 추모관이 우익 세력 반발로 일단 개관 시점을 연기하기로 했다.
추모관 설립을 준비해온 KBS 객원연구원 출신의 김광만 다큐멘터리 PD는 31일 연합뉴스와 전화 통화에서 "일단 개관을 늦추고 준비를 충실히 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른 기념할 날로 추후 개관일을 생각할 수도 있지만 아직 정한 상태는 아니다"라며 "개관일을 미리 밝히면 우익 세력의 공격 빌미가 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애초 윤 의사가 일본군에 폭탄을 던진 4월 29일에 맞춰 개관을 준비해왔다.
가나자와 시내 중심가에 있는 3층 건물을 재일 교포들 도움으로 확보해놨다.
이 건물 1층에서는 백제나 고구려와 얽힌 가나자와 주변 역사 유적을 소개하고 2층은 '윤 의사와 가나자와'를 주제로 한 전시 및 추모 공간으로 꾸민다는 계획이다.
3층에는 사무실 및 회의실을 둬 윤 의사를 주제로 한 탐방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데 쓴다는 구상도 갖고 있다.
그러나 이같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일본 우익 세력은 심하게 반발했다.
실제 산케이신문은 이날 1면 톱 기사에서 "전날 가나자와시 중심부에서 추모관 개설에 반대하는 우익 단체의 선전 차량 70여대가 큰 음량을 내보내며 주행하고 충돌 방지를 위한 펜스 등도 설치돼 도로 정체가 발생했다"고 전했다.
특히 "폭탄 테러 사건의 실행범 윤봉길 추모관 개설 계획으로 파문이 일고 있다"며 현지 우익단체들과 마찬가지로 윤 의사를 테러범으로 규정했다.
지난 2일에는 우익단체 회원으로 추정되는 50대 일본인 남성이 재일동포 단체인 재일본대한민국민단(민단) 이시카와현 지방본부 건물 벽을 자동차로 들이받기도 했다.
윤 의사는 1932년 중국 상하이 홍커우공원에서 일본군 간부 등을 향해 폭탄을 투척한 뒤 붙잡혀 사형 판결을 받고 가나자와시 일본군 시설에 갇혔다가 총살됐다.
가나자와시 노다야마묘지에는 윤 의사 순국 기념비가 세워져 있고 그곳에서 100m가량 떨어진 곳에는 암장지적비도 설치돼있다.
암장지적비는 윤 의사 유해가 1946년 현지 재일교포 등의 노력으로 발굴돼 서울 효창공원으로 옮겨지기 전까지 묻혀있던 곳에 세워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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