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퓨처엠 거래금액 45%가 공매도…SK하이닉스도 25% 차지
우려 선반영한 현대로템·HD현대미포 상승…"시장 스타일 영향 주목해야"
(서울=연합뉴스) 조민정 기자 = 1년 반 만에 공매도가 재개된 31일 증시에서 반도체·이차전지·바이오 등 국내 증시 주도업종이 공매도 직격탄을 맞았다.
대차잔고 급증에 이어 공매도 거래가 대형주에 몰리면서 코스피·코스닥 지수도 크게 하락하는 모습이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76.86포인트(3.00%) 내린 2,481.12에 마감했다.
코스닥 지수도 전장보다 20.91포인트(3.01%) 내린 672.85로 마쳤다. 연초 돋보이는 강세를 보였던 코스닥 지수는 이날 급락으로 연초이후 수익률이 마이너스(-0.79%)로 전환됐다.
지난주까지 상호관세와 관련해 유연한 태도를 보였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날 새벽 광범위한 국가에 더 높은 관세 부과 가능성을 시사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투자심리가 한층 위축된 가운데 공매도 재개 이벤트가 시장에 하방 압력을 더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지수가 미국발 관세 불확실성에 연동되며 공매도의 영향이 극명히 드러나지는 않는 모습이었지만, 공매도 거래 비중은 업종별로 차별화됐다.
이날 한국거래소의 공매도 통계를 보면 거래금액 대비 공매도 거래금액의 비중이 가장 높은 업종은 반도체 장비 등이 포함된 기계·장비로, 공매도 거래 비중이 22.19%에 달했다. 뒤이어 화학(20.97%), 오락문화(18.84%), 전기전자(16.14%) 순이었다.
종목별로는 호텔신라[008770](57.85%)의 공매도 거래대금 비중이 가장 높았다. 이 종목은 공매도 전면 금지 직전 공매도 잔고 비율이 가장 높아 공매도 '타깃'으로 분류돼왔다.
최근 주가가 급등했던 한화[000880](47.94%)를 비롯해 카카오뱅크[323410](45.19%), 한샘[009240](43.85%) 등이 뒤를 이었다.
포스코퓨처엠[003670](44.52%), LG에너지솔루션[373220](36.89%), 에코프로머티[450080](26.26%) 등 이차전지주도 거래대금 비중 상위목록에 나란히 자리했다. 코스닥시장에서 에코프로[086520](34.78%), 엔켐[348370](31.92%) 등도 높은 공매도 거래 비중을 보였다.
박성제 하나증권 연구원은 "이차전지주의 경우 업황 부진과 실적악화까지 겹치며 추가 하락 우려가 큰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한미반도체[042700](43.08%), SK하이닉스[000660](24.29%), 대덕전자[353200](23.80%), 원익IPS[240810](33.00%), HPSP[403870](29.92%), 테크윙(26.16%), 이오테크닉스(25.21%) 등 반도체주에도 공매도 거래가 집중됐다. 삼성전자[005930]는 거래금액 대비 2.72%만 공매도 거래였던 것으로 집계됐다.
반면 최근 급등에 따른 높은 밸류에이션으로 공매도 타격을 받을 것으로 우려됐던 방산·조선주의 경우 급락장에서도 현대로템[064350]이 3.24%, LIG넥스원[079550]이 2.06%, HD현대미포[010620] 3.33% 등 오름세를 보였다. 이는 공매도 재개를 앞두고 우려가 선반영되며 주가가 이미 하락한 상황 때문으로 풀이된다.
현대로템의 경우 이날 공매도 거래대금 비중이 0.83%에 불과했다.
주가 등락률을 보면 업종별로는 전기전자(-4.35%), 화학(-4.19%), 의료·정밀기기(-3.90%) 등의 순으로 하락폭이 컸는데, 공매도 거래 비중이 높은 업종과 대체로 일치했다.
삼성전자(-3.99%), SK하이닉스(-4.32%), LG에너지솔루션(-6.04%),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3.34%) 등 각 업종 대표주들도 큰 폭으로 하락했다.
이웅찬 iM증권 연구원은 "지수 하락에 공매도와 관세 중 어느 쪽의 영향이 더 큰지 계산하기는 쉽지 않지만, 3월 말 나스닥 기술주가 반도체를 중심으로 재차 급락해 저점을 갱신 중이고 일본, 대만, 홍콩 증시도 큰 폭의 약세를 보인 것을 생각하면 글로벌 리스크 오프의 영향이 컸다고 추측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지수에 대한 공매도 재개의 영향은 단기간 내 반영을 마치겠으나 시장 스타일에 미치는 영향은 지속적으로 주의할 필요가 있다"며 "이차전지 등 밸류에이션이 높고 대차잔고가 급증한 종목의 약세가 확대될지, 장기적으로 코로나 이후 강화된 모멘텀 스타일이 약화할지 여부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chomj@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