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종합병원 어린이집 건물 지하주차장서 불 나…큰일 날 뻔
원생 39명·교사 11명 건물 밖으로 대피…7명 연기 흡입
(광주=연합뉴스) 김혜인 기자 = "연기가 나자마자 얼른 아이들을 품에 안고 나왔죠."
31일 광주 광산구 신가동 한 종합병원 직장어린이집 건물 지하주차장에서는 소방대원과 지자체 관계자들이 현장을 드나들며 잔불 정리를 마무리하고 있었다.
지하주차장으로 다가서자 매캐한 탄 냄새가 코를 찌를 듯이 났고, 불이 치솟은 자국을 따라 건물 외벽 마감재가 군데군데 탄 채 떨어져 나가 있었다.
불이 시작된 장소로 추정되는 지하주차장에는 까맣게 불에 탄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 겨우 형체를 유지한 채 세워져 있었다.
주차장 뒤편으로는 급박했던 진압 현장을 보여주듯 바닥에 물이 흥건했고, 타다 만 쓰레기들이 한가득 쌓여있었다.
지나가는 시민들과 하교 중이던 학생들은 불에 그을린 건물을 보면서 가던 길을 멈추고 한참을 구경하며 "아이고, 큰일이네"라며 탄식을 내기도 했다.
종합병원에서 근무하던 의사도 "진료를 보는데 갑자기 어린이집 쪽에서 연기가 나더라. 너무 놀라서 상황을 살펴보기 위해 나왔다"며 "다행히 교사와 아이들은 무사히 대피했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아이들과 함께 대피한 어린이집 교사들은 옆 건물에서 두 손을 모으며 아찔했던 순간을 떠올렸다.
한 교사는 "연기가 나자마자 불이 났다는 사실을 바로 직감하고 아이들을 데리고 나왔다. 한 달에 한 번씩 소방 훈련을 받았기 때문에 아이들이 평소처럼 질서를 유지해 곧바로 건물에서 나올 수 있었다"고 증언했다.
다른 교사는 "2층에서는 아이들이 낮잠을 자고 있었는데 대부분 걸음마를 떼지 못해 냅다 품에 안고 달려 나왔다"며 심정이 어땠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손사래를 치기도 했다.
이날 오후 1시 45분께 어린이집 건물 지하주차장에서 불이 났으나 원생 39명과 교사 11명 등 50명이 건물 밖으로 대피해 인명피해로 이어지지 않았다.
다만 미처 밖으로 대피하지 못한 어린이집 관계자 3명은 옥상으로 몸을 피했다가 구조됐다.
대피 과정에서 7명이 연기를 흡입해 어지럼증 등 증세를 보였고, 일부는 병원으로 이송됐다.
불은 당국은 지하 1층 주차장에서 불이 시작된 것으로 보고 정확한 화재 원인을 조사할 예정이다.
i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