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전 검증된 후보자 풀"…채용박람회·경력인정 등 적극 구인
(서울=연합뉴스) 임화섭 기자 =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정부효율부(DOGE)가 주도한 대량해고로 직장을 잃은 미국 연방정부 공무원들에게 지방정부들과 주정부들이 손짓하고 있다.
30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포스트(WP)는 "백악관이 '잘 가라'고 한 근로자들에게 주정부들이 '안녕하세요'라고 하고 있다"며, 최근 해직된 연방공무원들을 채용하려는 주정부나 시정부 등의 움직임을 소개했다.
위스콘신주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무모한 대량 해고" 후 직장을 구하는 연방공무원들을 위한 채용박람회를 다음 달에 개최한다고 지난 27일 발표했다.
캘리포니아주는 3월 초에 소방업무 경력과 일기예보 경력이 있는 연방공무원 퇴직자들을 찾는다는 구인공고를 냈다.
뉴욕의 열차 역에는 자유의 여신상이 손가락을 행인들 쪽으로 가리키면서 "뉴욕이 당신을 원합니다! DOGE가 '너 해고!'라고 했나요? 우리는 '너 채용!'이라고 합니다"라고 말하는 뉴욕주의 광고판이 달려 있다.
이 광고판이 달린 후 3주 동안 뉴욕주에는 1천300여건의 채용지원서가 들어왔으며, 전직 연방공무원 28명의 채용이 완료됐다.
펜실베이니아주에는 연방공무원 근무 경력 기간을 주공무원 근무 경력과 같이 인정해준다는 조시 샤피로 주지사의 행정명령이 내려진 후 1천500여명의 전현직 연방공무원들이 채용지원서를 냈다.
샤피로 주지사가 이런 행정명령을 내린 것은 "이번 기회를 최대한 이용하려고 하는 것"이라고 주지사 대변인실은 밝혔다.
이 밖에 하와이, 버지니아, 미네소타, 메릴랜드, 뉴멕시코 등도 가상공간 취업박람회, 채용 간소화, 경력 인정 등을 통해 전직 연방공무원들을 상대로 구인 활동을 하고 있다.
이런 해직 연방공무원 채용 노력은 주 단위뿐만 아니라 워싱턴DC, 조지아주 풀턴 카운티, 미주리주 캔자스시티, 텍사스주 샌안토니오 등 시나 카운티 단위에서도 이뤄지고 있다.
지난주에 WP가 이런 움직임에 대한 의견을 백악관 측에 묻자 해리슨 필즈 백악관 수석부대변인은 입장문에서 "공공부문을 늘리는 것은 트럼프 대통령이 생각하는 일자리 창출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미 직장을 잃어버린 연방공무원들뿐만 아니라, 곧 그렇게 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하는 이들도 구직활동을 벌이고 있다.
구인을 하는 주정부나 시정부 등의 입장에서 이들은 "사전 검증된 후보자 풀"이며 공무원 업무에 필요한 자질을 갖추고 있는 사람들이라고 구직구인 정보 사이트 집리크루터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줄리아 폴랙은 설명했다.
집리크루터가 최근 신규 취업자들을 상대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연방정부 공무원을 그만둔 이들이 가장 많이 이직한 새 직장은 지방정부와 주정부 등 연방정부가 아닌 다른 정부 부문으로, 약 50%를 차지했다.
그 다음은 보건의료 부문으로 약 8%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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