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교육감 재선거, 보수·진보 진영 막판 대리전 양상

연합뉴스 2025-03-31 16:00:02

보수단체 현수막 내걸자 진보단체 기자회견 열고 비난

부산시청 앞에 걸린 교육감 재선거 관련 현수막

(부산=연합뉴스) 오수희 기자 = 4월 2일 치러지는 부산시 교육감 재선거 공식 선거운동 막판 진영 논리를 앞세운 보수단체와 진보단체의 대리전이 펼쳐지고 있다.

31일 연합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지난 29일 오전부터 부산 시내 곳곳에서 '전교조 해직 교사 특채 논란'이라는 문구가 크게 적힌 현수막이 발견됐다.

현수막에는 보수 성향 기독교 단체로 윤석열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를 주도하는 단체인 '세이브 코리아'가 표기돼 있다.

아랫부분에는 '부산시 교육감 재선거 3.29(토) 4.2(수) 투표로 심판'이라고 쓰여 있다.

세이브 코리아 측이 내건 해당 현수막은 진보 성향 후보인 김석준 후보를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김 후보는 교육감 재직 때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유죄를 선고받고 해직된 교사들을 특별 채용한 혐의로 재판받고 있는데, 이를 쟁점화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상대 후보가 아닌 특정 단체에서 자신을 겨냥한 현수막을 대량으로 내걸자 김 후보 측은 "세이브코리아는 당장 교육감 선거에서 손을 떼라"면서 발끈했다.

김 후보 측은 "21세기 교육감 선거에 태극기 부대가 내건 구닥다리 색깔론 현수막이라니 참으로 기가 찰 노릇"이라며 "검증된 재선 교육감을 향해 철 지난 종북 타령이나 하고 있으니 이는 김 후보뿐만 아니라 부산시민 전체를 모욕한 것이나 다름없다"고 말했다.

4.2 투표참여 호소 기자회견

윤석열 대통령 탄핵을 촉구하는 단체도 기자회견을 열고 보수 단체를 비난했다.

부산교육 정상화를 위한 교육계 원로, 학부모, 시민사회 단체 관계자들은 이날 오후 부산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극우단체 '세이브코리아'가 부산 전역에 저질 흑색선전 현수막을 내걸어 교육감 선거에 불법을 자행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헌법재판소의 탄핵 판결이 지연되면서 모든 이슈의 블랙홀이 돼 부산 교육감 재선거가 실종됐다"면서 "민주 헌정질서 수호와 부산교육 정상화를 위해 부산 교육계, 학부모, 시민사회, 노동계가 총궐기해 투표에 나서주기를 호소드린다"고 덧붙였다.

진보 성향인 김 후보와 보수 성향 정승윤 후보는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되기 전부터 윤 대통령 탄핵과 상대 후보 이력 등을 두고 날 선 공방을 이어왔는데, 선거운동 막판까지 정책 경쟁 대신 진영 대결에 몰두한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됐다.

osh998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