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토했지만 현재 결정된 바 없어"…반독점 조사 나선 中당국은 연일 비난 공세
(서울=연합뉴스) 권숙희 기자 = 파나마 운하 항구 운영권을 미국 기업에 매각하기로 결정하면서 중국에서 논란의 중심에 선 홍콩기업 CK허치슨홀딩스가 자사의 글로벌 통신 사업의 분사에 대해 검토했으나 현재까지 결정된 바는 없다고 31일 밝혔다.
CK허치슨은 이날 홍콩증권거래소 공시를 통해 "본 그룹은 종종 주주의 장기적 가치를 높일 수 있는 고려 가능한 제안을 받고 검토하고 있다"면서 "글로벌 통신 사업과 관련 자산 및 운영과 관련된 잠재적 거래(분사 및 별도 상장 포함)도 여기에 포함된다"고 발표했다.
그러면서 "이 발표일 현재에는 글로벌 통신 사업과 관련돼 결정된 내용은 없다"며 "본 회사의 주주와 잠재적 투자자들은 어떤 거래가 진행될지 여부가 확실하지 않다는 점에 유의해야 하며 필요시 추가 공고를 통해 발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러한 발표는 앞서 CK허치슨이 글로벌 통신 사업을 분사해 런던증권거래소에 상장할 계획이라는 내용의 외신 보도에 따른 것이다.
CK허치슨이 유럽, 홍콩, 동남아시아의 통신 사업의 분사를 위해 소수의 금융 자문사와 논의했다고 익명의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로이터통신은 지난 28일 보도했다.
CK허치슨은 10곳 이상의 국가에서 통신 사업을 하고 있다고 홍콩 일간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전했다.
영국, 오스트리아, 덴마크, 아일랜드, 스웨덴에서 쓰리(Three)라는 통신 브랜드를 운영하고 있으며, 홍콩, 마카오, 인도네시아, 스리랑카, 베트남에서도 통신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중국 당국은 CK허치슨이 파나마 운하 항구 운영권을 미국 기업 블랙록 측에 매각하기로 한 거래에 대해 반독점 조사에 나서는 등 압박 수위를 높여가는 한편 이와 관련한 부정적 기사를 연일 공유하는 등 비난 공세를 이어가고 있다.
중국에서 홍콩과 마카오 사무를 담당하는 홍콩·마카오공작판공실은 지난 30일 CK허치슨을 겨냥해 "미국 패권에 협조하는 역사적 과오를 저지르지 말자"라는 제목의 기사를 홈페이지에 게재했다.
공유된 홍콩의 친 중앙정부 성향의 다궁바오(大公報)의 기사는 반독점 조사를 지지하는 홍콩 정치와 비즈니스 분야 인사들의 의견을 소개하면서 "미국 패권에 협조하지 말고, 작은 이익을 위해 큰 손해를 보지 않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지난 28일 중국의 시장규제·감독 기관인 국가시장감독관리총국(SAMR)의 반독점 조사 공식화 이후 CK허치슨은 최종 계약 체결을 미룬 상태다.
suki@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