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이도연 기자 = 최근 스웨덴에서 극우 극단주의 단체들이 어린 소년들에 접근해 이들을 포섭하고 있다고 영국 가디언이 3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스웨덴에서 극우 극단주의 단체의 역사는 오래됐지만 최근 우경화 추세를 타고 그 수가 늘어남과 동시에 회원 모집 방식에도 극적인 변화가 있었다는 것이다.
극우세력 활동을 모니터하는 스웨덴의 '엑스포'(Expo)에 따르면 현재 현지에서 활동 중인 극우 단체 수는 2008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특히 이들 단체는 수년간 감소세를 보이다가 지난해 증가한 것으로 파악됐다.
1997년 설립돼 스웨덴에서 가장 규모가 큰 네오나치 단체인 '노르딕저항운동'(NMR)이 지난해 미국 정부에 의해 테러리스트로 지정된 이후 활동에 타격을 입었다. 동시에 회원들은 고령화되면서 젊은이들을 모집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대신 '악티브클루브 스베리예'와 '윔 XIV' 같은 새로운 단체들이 등장했다.
이 단체들은 유럽과 미국 등에 광범위한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틱톡과 같은 동영상 플랫폼에서 인종차별적인 밈과 폭력적인 비디오를 이용해 새로운 회원을 모집하고 있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특히 이들 단체의 포섭 대상 연령대가 낮아졌다는 점이 주목할만한 점으로 꼽힌다.
급진주의 반대 단체 아게라 바름란드(Agera Varmland) 관계자는 "모집되는 소년 중에는 10세도 있다"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10~15년 전에는 강하고, 남에게 내세우고 싶어 하는 남자들이 주를 이뤘다면 지금은 온라인에서 시간을 보내고 사회적 접촉을 하고 싶어 하는 젊고 취약한 남성이 주를 이룬다"라고 덧붙였다.
이같은 흐름은 스웨덴 내 반이민 기조, 우경화 경향과 맞물린 것으로 풀이된다.
2015년부터 이민자가 급격히 유입되자 실업률, 주택가격이 치솟고 정부의 재정지출 부담도 가중돼 반이민 여론이 높아지기 시작했다.
증가하는 갱단 범죄를 급증한 이민자 탓으로 돌린 스웨덴민주당은 2022년 9월 스웨덴 총선에서 20%가 넘는 표를 얻어 정부 정책에 영향을 미치는 세력으로 올라섰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2기 출범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도 나온다.
엑스포의 요나탄 레만 연구원은 "극우 단체가 주류에 더 가깝게 느껴지는 것은 부분적으로는 트럼프 때문"이라며 "미국의 이전 행정부는 극우 극단주의를 위협으로 여겼지만, 트럼프 행정부의 일론 머스크가 극우 단체와 극우 핵심 이데올로기를 지지하면서 과거와는 반대되는 신호를 보내고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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