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시그널게이트' 기자 "내 번호가 그의 폰에 빨려들어갔겠나"

연합뉴스 2025-03-31 13:00:15

애틀랜틱 편집인, 안보보좌관 해명 반박…"그가 실수로 나를 채팅 초대"

미국 시사지 애틀랜틱 편집인 제프리 골드버그

(서울=연합뉴스) 신재우 기자 = 미국 정가를 뒤흔들고 있는 '시그널 게이트'를 최초로 보도한 기자가 "전화번호는 다른 전화기로 빨려 들어가는 게 아니다"라면서 마이크 왈츠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사태를 일으킨 당사자라고 거듭 강조했다.

시그널 게이트는 트럼프 행정부의 외교안보 핵심 관계자들이 이달 중순 예멘의 후티 반군 공습 직전 민간 메신저인 '시그널'에서 작전을 논의하고, 그 과정에서 외부인인 기자까지 초대해 내용이 유출된 사건이다.

미 정치매체 더힐과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당시 채팅방에 초대된 기자로서 이 사건을 처음 보도한 시사지 애틀랜틱의 제프리 골드버그 편집인은 30일(현지시간) NBC 방송에 출연해 자신이 채팅방에 초대된 경위와 관련한 왈츠 보좌관의 해명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골드버그를 채팅창에 초대했다는 의심을 받는 왈츠 보좌관은 앞서 골드버그의 전화번호가 "다른 사람의 연락처"를 통해 자신의 휴대전화로 "빨려 들어왔다"고 주장한 바 있다.

골드버그 편집인은 "이건 '매트릭스'가 아니다. 전화번호가 다른 전화기로 빨려 들어가는 게 아니다"라면서 "그가 무슨 말을 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건 다소 우스운 상황이 됐다. 여기엔 속임수가 없다. 내 번호가 그의 전화기에 있었고 그는 실수로 나를 그룹 채팅에 추가했다. 그게 전부"라고 강조했다.

골드버그는 "이 사람(골드버그)을 만난 적도, 알지도 못한다. 연락한 적이 없다"고 한 왈츠 보좌관의 해명에 대해서도 "그건 그야말로 사실이 아니다"고 반박했다.

현재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는 골드버그가 어떻게 채팅방에 초대됐는지에 대한 조사를 진행 중이다.

경위와 관련해서는 골드버그의 전화번호가 의도치 않게 선택됐거나, 그의 전화번호가 보안 담당자의 이름으로 입력됐을 가능성, 의도적인 공작행위였을 가능성 등이 거론되고 있다.

미국에선 야당인 민주당은 물론 여당인 공화당 내부에서도 시그널 게이트를 면밀하게 조사해야 한다는 요구가 나오고 있다.

상원 군사위원장인 로저 위커 의원(공화·미시시피)과 제임스 랭크포드 상원의원(오클라호마·공화)은 미 국방부 감찰관실에 이번 사태를 조사해달라고 요청하는 서한을 보냈다.

랭크포드 의원은 CNN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핵심 관련자들의 사임을 요구하지는 않았으나 골드버그의 채팅 참여나 핵심 안보 담당자들의 소통 방식 등과 관련한 의문을 풀기 위해서는 독립적인 조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마이크 왈츠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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