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호권 영등포구청장 "관광객이 꼭 찾는 한국의 '문화메카'로"

연합뉴스 2025-03-31 09:00:03

한강버스·제2세종문화회관 등 경쟁력…'건강·힐링' 정원문화도 확산

청년 목소리 반영해 젊고 활기찬 도시로…"신경제 명품도시로 재탄생"

(서울=연합뉴스) 윤보람 정수연 기자 = 최호권 서울 영등포구청장은 "앞으로 한국 내지 서울에 오는 관광객들이 전부 영등포를 찾을 수밖에 없게 될 것"이라며 '문화도시 영등포'의 저력을 보이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최 구청장은 지난 24일 취임 1천일을 겸해 구청에서 한 인터뷰에서 영등포구가 서울 유일의 법정 문화도시라는 점을 강조하며 이같이 말했다.

연합뉴스와 인터뷰 하는 최호권 영등포구청장

영등포는 대림동 다문화 환경을 비롯해 문래동 창작촌, 3면이 물로 둘러싸인 수변 환경 등 다양한 지리·문화적 강점을 갖췄다.

또 한강버스 상반기 운행, 63빌딩 내 퐁피두센터 아시아분관 내년 개관, 제2세종문화회관 2029년 개관, 요트를 정박할 수 있는 한강 마리나 복합시설 등 굵직한 문화 인프라가 잇달아 구축될 예정이다.

최 구청장은 "영등포는 명실상부 문화의 메카가 될 것"이라며 "먹거리, 숙박, 쇼핑 등 문화관광 산업 발전을 지원하기 위한 방안을 열심히 마련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영등포구는 문화도시 성과 평가에서 2년 연속 우수 도시로 선정되는 등 역량을 인정받아 올해 전국 문화도시협의회 의장도시로 선정되기도 했다. 회원도시 37곳이 처음으로 직접 투표해서 선출한 의장도시라는 점에서 더욱 뜻깊다.

올해는 지역 정체성을 살린 '원조 맥주 축제'를 새로 기획 중이다.

최 구청장은 "영등포는 과거 오비맥주와 크라운맥주 공장이 자리했던 곳으로, 우리나라 맥주 산업의 양대 산맥이 시작된 원조 지역"이라며 "이런 역사적 배경을 바탕으로 문래동 양조장에서 갓 생산된 수제 맥주를 즐길 수 있는 특별한 축제를 열려고 한다"고 밝혔다.

다음 달 4∼8일에는 영등포를 대표하는 여의도 봄꽃축제가 열린다. '모두의 정원'이란 주제로 벚꽃을 비롯해 봄을 알리는 다양한 꽃과 식물로 축제장 일대를 꾸며 큰 정원에 온 것 같은 느낌을 연출할 예정이다.

최 구청장은 "모두의 정원은 시각장애인을 포함해 모두가 함께한다는 뜻을 담고 있다"면서 "지난해 무장애 투어 반응이 정말 좋았기에 올해도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준비했다"고 소개했다.

무장애 투어는 전문해설사가 동행하며 시각장애인들에게 오감을 활용한 특별한 체험을 하도록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올해는 여의도 상공에서 아름다운 야경을 조망할 수 있는 '서울 달'(열기구) 탑승 기회도 마련했다.

최 구청장은 '정원'에도 각별한 애정을 쏟고 있다. 공원, 가로변, 골목길, 하천, 자투리땅 등 동네 구석구석에 정원을 조성해 주민들이 일상에서 정원을 즐기게 하겠다는 구상이다.

올해는 조성된 지 40년 된 문래근린공원을 수국정원으로 리모델링한다. 또 오래된 산책길 재정비와 함께 맨발 황톳길도 기존 10개소에 더해 올해 11개소를 추가 조성할 계획이다.

최 구청장은 "모두가 즐길 수 있는 정원축제도 준비 중"이라며 "낡고, 오래되고, 쇳가루 날리는 구도심이란 이미지에서 벗어나 '건강과 힐링의 도시'로 거듭날 것"이라고 자신했다.

연합뉴스와 인터뷰 하는 최호권 영등포구청장

지난해 '대전환'에 이은 올해 영등포의 키워드는 '젊고 활기찬'이다. 그만큼 청년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있다.

영등포 청년인구는 약 13만명으로 전체 인구의 34.95%를 차지하며 서울 자치구 중 두 번째로 비율이 높다.

각 동을 찾아가 퇴근한 청년들과 만나는 '원테이블 투어'를 한 최 구청장은 청년들의 현실적인 고민과 요구를 정책에 적극 반영했다.

예비군 훈련장 무료 수송버스, 취업 준비부터 사회 정착까지 주기별 맞춤 지원하는 '청년 성장학교', 안전한 주거 마련과 부동산 공부를 위한 '재무 아카데미' 등이다.

이 밖에 청년 간 만남 행사인 '영만추(young 만남 추구)'와 여성 1인 가구 청년을 위한 호신술 교육도 추진 중이다.

특히 최 구청장은 '영등포 청년 네이버 카페'에 깊은 애정을 드러냈다.

그는 "중앙부처와 서울시 등 여러 곳에 산재한 청년정책 정보를 다 모아놓은 공간으로 키워드를 설정하면 문자 알림도 해준다"며 "벌써 1천500명이 가입했는데, 매우 유용한 만큼 더 많은 청년이 가입해 활용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영등포는 굵직한 도시개발 프로젝트도 한창 진행 중이다.

영등포 로터리 고가도로 철거와 이에 따른 보행 녹지길 조성, 영등포역 쪽방촌 정비뿐 아니라 GTX-B노선(2030년 말)과 신안산선(2026년 말) 개통이 예정됐으며 경부선 철도 지하화 계획도 속도를 내고 있다.

특히 경부선 철도 지하화는 철도를 걷어낸 상부공간과 그 주변부 통합개발이 핵심이다. 최 구청장은 과거 서울시에서 청계천 복원사업에 참여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하나의 영등포'란 청사진 아래 종합발전계획을 수립 중이다.

최 구청장은 "과거 산업화 시대 한강의 기적을 이끌었던 영등포가 4차 산업 혁명 시대를 선도할 '신경제 명품도시'로 재탄생할 것"이라며 "앞으로 서울의 새로운 대표도시가 될 것으로 자신한다"고 강조했다.

bryo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