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2 신고 4배 폭증…헌법재판소 담당 삼청파출소 '몸살'

연합뉴스 2025-03-31 06:00:01

밤낮 시위에 충돌·소음 신고 계속…"가짜경찰 잡아가라" 신고도

휴가 자제에 추가 근무 자원…헌재 선고 늦어지며 피로감 가중

서울 종로경찰서 삼청파출소

(서울=연합뉴스) 김준태 기자 =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이 장기화하며 헌법재판소 일대 치안 관리 일선인 서울종로경찰서 삼청파출소도 몸살을 앓고 있다.

지난 28일 오후 찾아가 본 삼청파출소는 언뜻 여유로워 보였지만, 불과 20분 만에 '딩동댕동' 하는 112신고 신고 알림이 3건이나 연달아 울렸다.

근무자들은 곧바로 복장과 장비를 점검하고 안국역 6번 출구로 향했다. 이곳은 헌재 인근으로, 탄핵 찬성·반대 시위대가 일상적으로 충돌하는 곳 중 하나다.

삼청파출소에 근무하는 A 경위는 연합뉴스에 "체감상 70∼80%는 헌재 인근에서 들어오는 신고"라며 "하루에 200건 가까이 접수된 적도 있다"고 말했다.

탄핵심판이 시작된 이후 이 파출소의 업무는 폭증 상태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양부남 의원에 따르면 1월 1일부터 3월 19일까지 삼청파출소에 접수된 112신고는 2천647건으로 작년 같은 기간(654건)의 4배 이상이다.

삼청파출소 소속 B 경감은 "종로 지역에서 5년 넘게 일했는데 이 파출소에 일이 이렇게 몰리는 건 처음 본다"고 했다.

삼청파출소에 들어오는 신고는 주로 시위자들 간 충돌이 발생했다거나 소음이 심하다는 내용이다. 인근 학교 정문에서 1인 시위에 나서는 시민이 욕설을 내뱉고 위협한다는 신고도 종종 접수된다.

일부 윤 대통령 지지자가 '경찰버스 공회전으로 매연이 심하다'며 연달아 전화하기도 하고, 헌재 앞에서 질서유지 중인 경찰 기동대원을 지목해 "가짜 경찰이니 잡아가라"는 황당한 신고를 받기도 한다고 근무자들은 전했다.

삼청파출소는 평소 치안 수요가 많다고 보기 어려운 것으로, 1개 조에 6명씩 총 4개 조가 교대 근무한다. 하지만 탄핵심판이 장기화하며 휴가 사용을 최대한 자제하는 것은 물론, 휴무일 추가 근무도 1∼2명씩 자원 받아 나서는 실정이다.

A 경위는 "이전에는 '곧 선고도 나오고 집회도 잦아들 것'이라는 기대감이라도 있었는데, 기약이 없다"며 "피로감이 큰 상황"이라고 말했다.

경찰버스 공회전 신고를 독려하는 인터넷 게시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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