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콜롬비아 '어린이 정크푸드 소비 억제' 안간힘

연합뉴스 2025-03-31 04:00:03

교내 전면 판매 금지·건강세 부과…"식습관 변화 쉽지는 않아"

멕시코시티에서 솜사탕 먹는 어린이

(멕시코시티=연합뉴스) 이재림 특파원 = 멕시코와 콜롬비아가 소아 비만 예방을 위해 '정크푸드' 소비를 줄이는 방향으로 식습관을 개선하는 정책을 펼치고 있다.

멕시코 교육부[https://x.com/SEP_mx/status/1905777677124166014]는 설탕 및 가당 비율이 높은 음료와 튀긴 음식 등 가공식품을 교내에서 판매하지 못하도록 하는 내용의 규정 시행에 돌입했다고 30일(현지시간) 밝혔다.

마리오 델가도 멕시코 교육부 장관은 홈페이지에 게시한 설명자료[https://vidasaludable.gob.mx/]에서 "29일 관련 법이 발효됨에 따라 각급 학교에서는 탄산음료나 정크푸드의 광고와 판매가 전면 금지된다"며 "우리는 교육기관과 교사들의 자율성을 신뢰하고 지지하지만, 때로는 집단으로서 함께 변화시켜야 할 사안도 있다"고 학교의 적극적인 동참을 독려했다.

학교에서 음식을 제공할 때도 영양 성분을 엄격히 따지도록 했다고 멕시코 교육부는 덧붙였다.

이번 정책을 준수하지 않을 경우 약 1만1천 페소(80만원 상당)에서, 많게는 169만 페소(1억2천만원 상당)까지 벌금을 내야 한다.

멕시코 당국이 '건강한 삶'(Vida Saludable)이라고 이름 붙인 이 프로그램은 아동·청소년 비만율을 낮추는 게 최대 목표다.

멕시코 통계청의 국민건강영양조사 자료(2021년 기준)에 따르면 5∼11세 비만율은 37%에 달한다.

이는 성인 비만으로도 이어지는데, 미 중앙정보국(CIA)에서 제공하는 '월드 팩트북'[https://www.cia.gov/the-world-factbook/field/obesity-adult-prevalence-rate/country-comparison/](2016년 기준) 상 멕시코 비만율은 미주 대륙에서 미국·바하마·캐나다에 이어 4번째로 높다.

멕시코는 2020년부터 아이들이 즐기는 과자, 사탕, 젤리, 초콜릿, 음료수 등에 '소금·설탕·지방' 과다 함유 경고문을 의무적으로 부착하는 정책을 펼치고 있다.

어떤 제품 겉면의 경우엔 마치 담배 포장지에 붙은 경고문처럼 '칼로리가 지나치게 높다'는 등의 글씨가 선명하게 명시돼 있다.

멕시코 과자 포장지에 붙은 '설탕·칼로리 등 함량 주의' 경고문

남미 콜롬비아 역시 정크푸드 퇴출에 안간힘을 쓰는 나라 중 하나다.

콜롬비아는 2023년부터 인공향료나 색소, 감미료 등 첨가제를 포함한 초가공식품(Ultra-processed food)과 소금·설탕 또는 포화지방 함량이 높은 식품에 '건강세'를 매기고 있다.

감자칩 등 튀겨서 만드는 스낵을 비롯해 비스킷, 탄산음료, 즉석식품, 초콜릿, 잼, 시리얼, 가공육, 케이크 등도 과세 목록에 포함됐다.

이는 주로 어린이와 청소년 건강 개선을 위해 수년간의 논의 끝에 도입한 이른바 '정크푸드법'에 따른 조처다.

세계보건기구(WHO)의 비전염성 질병(NCD) 데이터 포털 통계를 보면 콜롬비아 국민(25세 이상)은 하루에 평균 12g의 소금을 소비하는데, 이는 중남미에서 가장 높고, 한국과는 똑같은 수치다. 세계 평균은 11g이다.

나트륨 과다 섭취는 콜롬비아 내 비전염성 질병 중 사망 1위가 심혈관 질환(31%)으로 보고되는 것과 연관 있다는 게 콜롬비아 보건당국 판단이다.

현지 일간 엘티엠포는 "실제 식습관 개선 효과가 어느 정도 있을지에 대한 의구심은 여전하다"면서 "식품 생산자와 수입업자 등이 세금을 부담하게 돼 있지만, 대부분 소비자 가격으로 반영된다는 점에서 물가 상승 압박도 여전하다"고 전했다.

walde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