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천 오폭 사고 현장서 부상자 살린 육군 간부 3명 화제

연합뉴스 2025-03-31 00:00:26

사고초기 초동조치 앞장…"불발탄 위험 떠올릴 겨를 없었다"

(포천=연합뉴스) 김도윤 임병식 기자 = "환자 처치가 우선이라는 생각에 불발탄 위험을 떠올릴 겨를조차 없었습니다."

지난 6일 경기 포천시에서 발생한 공군 전투기 민가 오폭 사고 당시 현장에 가장 먼저 도착해 응급 조치에 나섰던 육군 간부들이 화제다.

주인공은 6사단 예하 8587부대 군수과장 고민정 소령과 의무중대 최창기 상사, 전투지원중대 소대장 김광섭 상사. 연합뉴스는 지난 28일 이들을 만났다.

오폭 사고 현장 응급조치 나선 육군 간부들

사고 당일 날 당직 근무를 마치고 퇴근을 준비하던 고민정 소령은 눈앞 하늘에서 무엇인가 떨어진 뒤 폭발하는 것을 목격하고 피어오르는 연기만 따라 현장으로 달려갔다.

같은 시각 연병장에 있던 김광섭 상사 머리 위로는 흙먼지가 우수수 떨어졌다. 소대장을 맡고 있는 김 상사는 병력을 안전한 시설로 대피시킨 뒤 사람들이 몰려 있던 위병소 근처로 뛰었다.

의무중대에 있던 최창기 상사는 굉음에 사무실 밖을 바라봤다. 연기의 색깔이 일반 화재와 달랐다. 곧이어 환자가 발생했다는 연락이 의무중대로 들어오자 지체 없이 달려나갔다.

이들이 기억하는 사고 현장의 첫 모습은 폭발 충격으로 배수로에 빠져 있는 트럭과 파손된 민가였다.

트럭에 타고 있던 사람들 일부는 차 밖으로 나와 고통을 호소하고 있었다.

특히 목을 크게 다친 운전자는 다른 탑승자와 달리 차 밖으로 나오지 못하고 있었다.

최 상사는 트럭에서 발생한 부상자 분류에 나섰고, 고 소령과 김 상사는 파손된 민가 안에 추가 부상자가 있는지 살폈다.

최 상사는 119 구급대를 기다리며 차량 밖에 나와 있던 어깨 개방성 골절 환자부터 응급조치했다. 목을 다친 운전자를 혼자서 무리하게 차에서 꺼내려고 했다가 2차 손상이 우려됐기 때문이다.

이어 119구급대가 도착해 부상한 운전자도 함께 살폈다.

그는 "파편 제거는 병원에서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파편을 고정해서 이송해야 한다고 119구급대에게 건의했고, 구급대는 최 상사의 의견을 따라 환자를 의정부성모병원으로 이송했다.

한편 고 소령은 "당시 현장에서 가스 냄새가 심하게 났다"며 "추가 피해를 막기 위해 파손된 민가의 가스부터 잠그게 했다"고 회상했다.

이어 굉음에 놀란 마을 주민들이 현장으로 몰려들기 시작하자 더 이상의 피해를 우려해 이들은 현장을 통제했다.

사고 당시 현장을 통제 하던 고민정 소령

이들의 일사불란한 초동 조치는 사상 초유로 민가에 폭탄이 떨어지는 사고에도 추가 피해를 막는 큰 역할을 했다.

조항주 의정부성모병원 권역외상센터장은 "초기에 파편을 뽑았다면 과다 출혈로 위험에 빠질 수도 있었다"며 "천만다행으로 위험한 부위를 피했고 현장의 최초 조치자가 붕대 등으로 파편을 잘 고정하고 이송해 의료진이 무사히 수술을 마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초동 조치-소방-중증외상센터 연계 시스템이 진가를 발휘한 사례"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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