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유명 컬렉터 뉴욕집에 걸려있던 이택균의 책가도, 국내 전시

연합뉴스 2025-03-31 00:00:17

작년 크리스티 경매서 아모레퍼시픽미술관 구입…'조선민화전'에서 공개

(서울=연합뉴스) 황희경 기자 = 지난해 세계적으로 유명한 컬렉터(미술품 수집가)의 집에 걸려 있다 뉴욕 경매에 나와 화제가 됐던 조선시대 책가도가 국내에서 전시된다.

30일 아모레퍼시픽미술관에 따르면 지난 27일 개막한 '조선민화전'에 조선 궁중화원이자 책가도 전문 화가였던 이택균(1808∼?)의 책가도10폭 등 100여점이 출품됐다.

이 책가도는 루마니아 출신의 디자이너이자 독지가였던 미카 에르테군(1924∼2023)의 '미카 컬렉션'에 포함됐던 작품이다. 미카 컬렉션은 지난해 12월 크리스티 뉴욕에서 경매됐고 당시 초현실주의 화가 르네 마그리트의 그림 '빛의 제국'(1954)이 1천690억원에 판매돼 큰 화제가 됐다.

이택균의 책가도는 에르테군이 소장한 유일한 한국 고미술품으로, 그의 뉴욕 타운하우스에 걸려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아모레퍼시픽미술관은 당시 경매에서 64만2천달러(약 9억4천만원. 수수료 포함)에 낙찰받아 이번 전시에서 공개했다.

책가도는 책장에 서책과 문방구, 골동품을 그려 넣은 그림으로, 이번에 전시된 책가도는 병풍 형태가 아닌 각 폭이 분리된 10개의 패널 형식이다.

미술관측은 1폭 상단 칸에 '이택균인'(李宅均印)이 각인된 도장이 놓여 있어 1871년 이후 제작한 작품임을 알 수 있다고 소개했다. 이택균은 본명이 이형록으로, 1871년 이택균으로 이름을 바꿨다.

이번 전시에는 이밖에도 아모레퍼시픽미술관이 소장한 금강산도8폭병풍을 비롯해 20개 기관과 개인소장 작품 100여점이 소개된다.

한 점에 여러 점의 부채를 그린 '백선도8폭병풍', 연꽃이 가득 피어 있는 연못 풍경을 담은 '수련도10폭병풍', 김만중의 한글소설 '구운몽'의 주요 장면을 6폭에 나눠 그린 '구운몽도6폭병풍' 등을 볼 수 있다.

전시는 6월 29일까지. 유료 입장.

zitron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