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성군 사망자 1명 vs 마을순찰대 기능 정지한 영양·영덕은 16명
역대급 강풍 올라탄 산불에 제때 운용 안 돼…경북도지사 "대응 매뉴얼 개선"
(의성=연합뉴스) 이주형 기자 = 산불이 경북 북동부를 휩쓸 때 '마을 순찰대'가 정상 가동됐던 곳은 인명 피해가 상대적으로 작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 산불에 마을 순찰대가 제때 운용되지 못한 지역에서 사망자가 속출하자 관계 당국이 마을 순찰대 대응 매뉴얼을 개선키로 했다.
30일 경북도에 따르면 지난 22일 의성에서 발화한 경북산불 대피 과정에 마을 순찰대가 제 역할을 한 의성군에서는 불을 끄다 헬기 추락으로 목숨을 잃은 고 박현우 기장을 제외하고 산불로 인한 직접 사망자는 1명으로 집계됐다.
의성군이 재난안전문자 등을 통해 대피 명령을 발령하기도 전 의성에서는 마을 순찰대 안내에 따라 이미 주민 2천여명이 대피한 상태였다.
군 소속 마을 순찰대장과 시·군 안전 부서 및 읍·면·동장과 긴밀하게 산불 상황을 전파하고 신속히 주민을 대피시켰다.
순조롭게 운영됐던 마을 순찰대 제도는 산불이 태풍급 속도로 번지며 한계점을 드러냈다.
산불이 초고속으로 동진하며 영양·영덕군 일대를 덮치자 마을순찰대는 활동 자체가 어려웠다.
단전과 함께 통신까지 두절되자 주민 등에 상황을 전파할 별다른 방도조차 없었다.
특히 소규모 가구 수가 밀집한 청송·영양·영덕 마을에서는 순찰대가 정상 가동되지 못했다.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최근 한 언론 브리핑에서 "25일 산불은 초고속이었기 때문에 대피 명령이 (기존) 마을 순찰대 매뉴얼과 맞지 않았다"라며 "이번 산불을 계기로 이상 기후 매뉴얼을 새로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경북도는 재난 상황에 대비해 주민이 직접 사전 순찰과 상황 전파를 하고 대피를 지원할 수 있도록 마을 순찰대를 구성해 지난해 6월부터 각 시·군에서 운영 중이다.
순찰대장 역할은 주로 이장 등 마을 주민이 직접 맡는다.
최고 예방·과잉 대피를 원칙으로 재난 상황 발생 시 순찰대장이 마을 순찰대와 사전 순찰을 하며 실시간 상황을 전파한다.
현재 22개 시·군 5천189개 마을에 모두 2만4천920명으로 편성 중이며, 마을 가구 수와 인구 여건에 따라 마을 순찰대원을 1∼10여명까지 두고 있다.
지역별로 안동시 321개 마을 2천2명, 의성군 400개 마을 1천592명, 영양군 115개 마을 656명, 영덕군 204개 마을 857명, 청송군 136개 마을 682명으로 편성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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