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 친구들이랑 친해지는 시간 줄었다는 것 빼곤 부담 없어"
교육청 "학생 1:1 진로 상담 촘촘하게 받을 수 있도록 지원 노력"
(서울=연합뉴스) 서혜림 기자 = "제 꿈은 디지털 교육자인데, 고교 학점제 덕분에 문·이과 수업을 여러 개 들을 수 있게 됐어요"
고교 1학년부터 대학생처럼 수업을 골라 듣는 '고교 학점제'가 이달 시행됐다.
27일 서울 관악구 당곡고교에서 만난 2학년 심지민 양은 고교 학점제의 장점에 대해 문과와 이과 수업을 섞어서 들을 수 있다는 점을 꼽았다.
심 양은 "원래 꿈은 교사였는데, 융합 수업을 듣다 보니까 디지털 교육자로 꿈을 이야기할 수 있게 됐다"며 "앞으로도 세계 문제와 미래사회 수업 등을 들으면서 세계 시민 역량도 키우고 싶다"고 말했다.
당곡고는 2019년부터 작년까지 5년간 고교 학점제 연구 학교로 운영된 곳이다. 당곡고는 이를 위해 토론, 실기, 실험 등 다양한 수업 패턴에 맞춰 교실 내부를 개조하며 적극 대비해왔다.
정근식 교육감은 이날 당곡고를 기자단과 찾아 고교학점제 운영 현황을 살피고 지원 사항을 점검했다.
한 교실에서는 수도여고와 수업을 온라인으로 실시간 공유하는 '스마트컨텐츠 실무' 수업이 진행 중이었다.
이 수업은 지리적으로 근접한 학교끼리 선택 과목 수업을 공유하는 '공유캠퍼스' 수업이었다.
당곡고 학생 5명은 당곡고 교실에 모여 구글 'MIT 앱 인벤터'을 이용한 음성인식 인공지능 앱을 개발하고 있었다. 수도여고 학생 5여명도 이 수업을 온라인으로 동시에 들으며 피드백을 나눴다.
꿈이 '앱 개발자'라는 당곡고 2학년 김경민 군은 "진로 상담 전문가 선생님을 통해서 수업을 선택했다"며 "이동 수업 때 반 친구들이랑 친해지는 시간이 줄었다는 것 빼고는 부담은 별로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 군은 앱 개발자 진로에 맞게 이 수업뿐만 아니라 기하, 물리 등의 과목을 선택해 듣고 있다고도 덧붙였다.
같은 수업을 듣고 있는 동급생 신은지 양은 "진로 선생님과 대화하면서 문과보다 이과에 흥미가 있다는 것을 깨달아 이과 쪽으로 수강신청을 했다"며 "수업 내용이 생각보다 어렵고 따라가기 힘들 때도 있지만 선생님들 설명을 들으면서 잘 이어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수업을 진행한 정병희 정보 교사는 "학생들이 자기 진로에 따라 과목을 선택하기 때문에 집중도가 상당히 높다"며 "우리 수업에서는 학생들이 직접 수행할 프로젝트를 선정해 발표한다"고 설명했다.
고교학점제 적용에 따라 고1 학생은 다음 학년에 들을 과목을 5월∼10월에 선택해야 하는데, 진로 상담이 충분히 제공되냐는 우려가 나온다.
출결 관리가 복잡해지는 등 교사들의 수업 여건이 힘들어진다는 지적도 있다.
이에 대해 김명규 시교육청 장학관은 "학교 내 진로상담교사와 교과 및 담임 교사 등이 학생들의 진로를 상담하고 이것이 부족할 경우 교육청에서 운영하는 상담 센터를 활용할 수 있게 했다"며 "(지원을) 확대해서 학생들이 1:1로 촘촘하게 지원받을 수 있게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시교육청은 4월에는 선택과목 수요 조사를, 5월엔 학부모 대상 교육과정 설명회와 학생 대상 교육과정 박람회를 진행한다. 5∼7월에는 선택 과목 상담에 들어가며 진로 상담을 적극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정 교육감은 "학생이 자신만의 시간표를 만드는 고교학점제는 학생 맞춤형 교육의 전형"이라며 "앞으로도 고교학점제 운영 현장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해 선생님들의 짐을 덜어들 일 수 있는 최선의 방안을 고민하고 보완하겠다"고 밝혔다.
sf@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