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본 오사카엑스포] 저조한 관심 속 아직도 공사…'트럼프 방일'로 흥행 시도

연합뉴스 2025-03-30 09:00:19

엑스포 가고 싶다는 국민, 10명 중 3명꼴…일부 전시관, 외부 공사도 못 끝내

비싼 입장권 가격도 흥행에 부담…박람회장에 트럼프 초대 방안 추진

(도쿄=연합뉴스) 경수현 특파원 = 개최국 일본은 오사카 엑스포 개막이 임박해지면서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당장 일부 해외관은 개막에 맞춰 정상적인 개관을 하지 못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개막 한 달 전인 이달 초순께에도 참가국이 직접 비용을 내서 해외관을 짓겠다고 한 47개국 가운데 건설 완료 증명을 취득한 나라는 한국, 호주, 말레이시아, 필리핀, 아일랜드, 불가리아, 네덜란드, 헝가리 등 8개국에 불과했다.

실제 지난 25∼26일 기자가 둘러본 박람회장 곳곳에서는 내장 공사는커녕 외부 공사도 끝내지 못한 전시관을 완성하기 위한 기중기 등 건설 장비가 놓여있었고 작업 인부들이 바쁘게 움직이는 모습이 보였다.

개막이 임박했지만 공사가 진행 중인 오사카 엑스포 현장

이번 오사카 엑스포에서 '준비 모범생'으로 통하는 한국관조차 아직 내장 공사는 끝나지 않은 상태여서 공사 인부들이 마지막 준비 작업으로 부산한 상황이다.

한국은 해외관 중 제일 먼저 2023년 7월 건설 기본계획서를 제출했다.

'엑스포의 꽃'으로 불리는 해외관 공사는 건설 인력 부족과 건축비용 급등에 따른 채산성 저하 등 여파로 2년 전부터 공사 지연 우려가 제기돼왔다.

이에 따라 일본 정부는 해외관을 짓는 참가국에 디자인 간소화나 예산 증액을 요청하는 등 대책을 추진했으나 완벽한 해결은 보지 못한 상황이다.

다카시나 준 일본국제박람회협회 부사무총장도 "꼼꼼하게 공정관리를 하면서 각국을 지원하고 있어 개막에 영향을 줄 정도는 아니라고 생각한다"면서도 "일부 국가가 내장 공사나 전시의 일부 조정을 해야 하는 일은 있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개막이 임박했지만 공사가 진행 중인 오사카 엑스포 현장

더 큰 고민은 흥행 부진 우려다.

최근 일본 내 여론 조사를 보면 오사카 엑스포에 가고 싶다는 응답자는 10명 중 3명꼴에 불과한 수준이다.

교도통신이 지난 22∼23일 성인 1천46명을 상대로 벌인 전화 설문 조사에서는 24.6%만 '가고 싶다'고 답해 '그렇지 않다'는 응답자(74.8%)의 3분의 1에도 못 미쳤다.

이는 저조한 입장권 예매 상황에도 반영되고 있다.

일본국제박람회협회가 애초 예상한 관람객 수는 2천820만명으로, 1천400만장은 예매로 소화한다는 목표를 세워뒀다.

하지만 2023년 11월부터 이달 25일까지 예매된 입장권은 약 840만장에 불과하다. 게다가 예매 입장권 중 상당 부분은 기업이 떠맡은 물량이다.

여기에는 만만찮은 입장권 가격도 흥행에 부담이 되는 요인으로 거론된다.

개막전까지 예매 가능한 성인 기준 1회 입장권 가격은 4천∼6천엔(약 3만9천∼5만8천원)이고 개막 이후 판매가는 6천∼7천500엔(약 5만8천∼7만3천원)에 달한다.

협회 측은 엑스포가 진행되면서 입소문이 나면 후반부로 갈수록 판매에 가속도가 붙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입장권 판매가 애초 목표에 못 미치면 적자 엑스포가 될 수밖에 없어 일본 내에서도 벌써부터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일본은 오사카 엑스포를 유치한 2018년 애초 박람회장 건설비로 1천250억엔(약 1조2천200억원)을 예상했으나 건설자재 가격과 인건비 상승 등에 따라 이를 거의 2배 수준인 2천350억엔(약 2조2천900억원)으로 늘렸다.

건설비는 그나마 정부, 오사카부·오사카시, 경제계 3자가 3분의 1씩 부담하기로 해 책임 소재가 명확하지만 엑스포 사업 관련 인건비 등에 쓰이는 운영비는 80% 이상을 입장권 수입으로 충당하기로 돼 있다.

운영비 전망치도 애초 기본 계획에서는 809억엔(약 7천900억원)이었지만 현재는 1천160억엔(약 1조1천300억원)으로 늘어나 있다.

오사카 엑스포의 공식 캐릭터 먀쿠먀쿠

흥행에 성공하지 못하면 오사카 엑스포가 당초 기대와는 달리 일본 경제에 재도약의 발판이 아니라 골칫덩이가 될 수도 있는 셈이다.

일본은 아베 신조 총리 시절이던 2018년에 오사카 엑스포가 2020도쿄올림픽과 함께 고도 성장기를 재연할 것이라는 기대감 속에서 엑스포를 유치했다.

이는 1964년 도쿄올림픽을 개최하고 6년 후인 1970년에 오사카 국제박람회를 열면서 성공한 과거 경험에 기반한 것이었다.

그러나 도쿄올림픽은 코로나19 때문에 예정보다 늦어진 2021년에 상당 부분 무관중 방식으로 열리는 등 기대한 효과를 보지 못한 채 뇌물 수수 등 각종 비리 사건만 불거졌다.

일본은 오사카 엑스포에 따른 경제 파급 효과를 2조9천억엔(약 28조1천억원)으로 예상한 바 있지만 흥행에 실패한다면 이 역시 헛된 꿈으로 끝날 수밖에 없다.

일본 정부는 좀처럼 국민적 열기가 끓어오르지 않자 '흥행 카드'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박람회장에 초대하는 방안도 추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7일(현지시간) 미국 백악관에서 열린 미일 정상회담에서 가까운 시일 내에 일본을 공식 방문해 달라는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의 요청을 수락했다.

이와 관련해 일본 정부는 트럼프 대통령의 방문 시기를 오사카 엑스포에서 운영되는 국가별 '내셔널 데이' 중 '미국의 날'인 7월 19일 전후로 검토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마이니치신문은 최근 보도한 바 있다.

eva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