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 문 두드리는 中 부품업체…LGD·LG이노텍 '생존방법'은

연합뉴스 2025-03-30 08:00:02

BOE, '프로 OLED' 진입 시도…향후 공급망 진입 가능성

카메라모듈서도 경쟁 격화…기술 초격차·원가 경쟁력 '사활'

(서울=연합뉴스) 강태우 기자 = 애플이 디스플레이, 카메라 모듈 등 아이폰에 탑재되는 부품 공급망 다변화에 속도를 내면서 국내 전자부품 업체들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애플 공급망에 들기 위한 중국 업체들의 시도 역시 계속되면서, 애플 의존도가 특히 높은 LG디스플레이와 LG이노텍은 초격차 기술, 원가 경쟁력 확보 등을 통해 이들의 추격을 따돌린다는 구상이다.

애플 아이폰16 시리즈

30일 시장조사기관 옴디아에 따르면 지난해 하이엔드 스마트폰용 패널인 '저온다결정산화물(LTPO)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시장에서 한국의 점유율(매출 기준)은 74.3%로 중국(25.6%)보다 3배가량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중국은 탄탄한 내수 시장을 기반으로 OLED 개발·양산에 역량을 쏟아부으며 2023년 15% 수준이었던 점유율을 1년 사이 10%포인트 이상 끌어올리는 등 한국과 격차를 점점 줄이고 있다.

LTPO OLED는 저전력과 고해상도 등의 특징을 가진 패널로 주로 프리미엄 스마트폰에 적용된다.

범용 제품인 '저온다결정실리콘(LTPS) OLED'보다 제조가 까다롭고 수익성도 높다.

◇ BOE, 프리미엄 모델에 '눈독'…애플 점유율 늘리는 LGD

애플 아이폰16 시리즈

애플은 최신 제품인 아이폰16 시리즈 중 상위 모델인 프로·프로맥스에만 LTPO OLED를 채택하고 있다. 하위 모델인 일반·플러스에는 LTPS OLED를 채용하고 있다.

프로 라인업 물량은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가 전량 맡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중국 최대 디스플레이 업체인 BOE는 아직 아이폰용 LTPO OLED는 공급하지 못하고 있으며, 일반·플러스 모델에만 패널(LTPS OLED)을 납품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LG디스플레이는 갤럭시 스마트폰과 아이폰 전 라인업에 OLED를 공급하는 삼성디스플레이와 달리, 수익성이 높은 프로·프로맥스에 집중하며 점유율을 높이고 있다.

지난해 스마트폰용 LTPO OLED 시장에서 LG디스플레이의 점유율은 2022년(6.3%)보다 4배 이상 상승한 28.9%를 기록했다.

LG디스플레이의 스마트폰 OLED 사업 대상이 단일 고객(애플)으로 알려진 만큼, 패널 단가를 낮추기 위한 애플의 공급처 다변화 노력과 향후 BOE의 아이폰용 LTPO OLED 시장 진입은 위협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BOE가 아이폰 프로 라인업 물량을 가져가기 위해 몇 년째 문을 두드리고 있으나 애플의 퀄(품질) 테스트에서 (여러 번) 탈락한 것으로 안다"며 "하지만 BOE가 이미 아이폰 일부 모델에 OLED를 공급하는 데다, 이런 퀄 테스트 자체가 애플로부터 어느 정도 인정받았다는 것이어서 향후 프리미엄 모델 공급망에 진입할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LG디스플레이는 기술 개발은 물론 적기 양산 및 안정적 공급 체계, 원가 경쟁력 강화 등으로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정철동 LG디스플레이 사장은 지난 1월 "지난해 개발, 품질, 원가 경쟁력 쪽으로 굉장히 열심히 노력해온 만큼 올해도 차별화된 역량으로 성과를 달성할 것"이라고 밝혔다.

◇ 카메라 모듈까지 손 뻗은 중국…LG이노텍 묘수는 '이것'

LG이노텍 구미사업장 전경

카메라 모듈의 경우도 사정은 비슷하다.

LG이노텍은 아이폰 상위 모델에 고부가 카메라 모듈을 공급하고 있다. 회사 전체 매출의 80% 이상이 카메라 모듈 사업을 담당하는 광학솔루션 사업부에서 나온다.

이 때문에 매년 하반기 아이폰 신제품 흥행 여부에 따라 연간 실적이 좌우된다고 할 만큼 LG이노텍의 애플 의존도는 상당히 높은 편이다.

이 가운데 지난해 아이폰16 시리즈부터 중국 업체들이 카메라 모듈 공급망에 들어오기 시작하면서 그간 독점해오던 LG이노텍의 공급 물량이 다소 줄었다. 가격 경쟁력에 밀려 수익성도 악화했다.

2024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광학솔루션 부문 영업이익은 전년(6천612억원)보다 10%가량 줄어든 5천966억원이었다.

업계 관계자는 "애플이 중국 업체에 일부 카메라 모듈 물량을 주면서 공급망 다변화를 꾀하고 있다"며 "수율 등에서 여전히 LG이노텍이 앞서있지만 마냥 안심할 수는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LG이노텍은 꾸준한 기술 개발과 함께 범용(커머디티) 제품과 고부가·하이엔드 제품의 생산지 이원화 전략을 통해 원가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문혁수 LG이노텍 대표는 지난 24일 주주총회에서 "스마트폰에 들어가는 카메라는 상당 부분 커머디티화 되고 있다"며 "중국 경쟁사들과 가격 싸움을 하고 있는데, 기술 격차가 나지 않는 제품은 베트남 공장에서 하고 기술 차이가 나는 제품은 구미사업장에서 생산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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