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 찾은 출향인 잔불 진화 구슬땀…자원봉사자들 급식·세탁·의료지원
전국 지자체 구호품 전달…철도기관 에스알(SR) 자원봉사자 무료이동 지원
(의성=연합뉴스) 최수호 이주형 기자 = 태풍급 속도로 경북 북동부권 5개 시·군을 휩쓸며 역대 최악의 피해를 낸 산불이 발생 1주일 만에 주불이 모두 잡히자 이재민 지원과 잔불 정리, 폐허가 된 현장 정리·복구 등을 돕기 위해 전국 각지에서 지원 손길이 이어지고 있다.
29일 산림 당국 등에 따르면 지난 22일 경북 의성에서 시작된 경북 산불은 1주일 만인 전날 오후 5시 주불 진화가 선언됐다.
이후 잔불 진화 체제로 돌입한 당국은 이날 인력 1천600여명과 진화 헬기 20대 이상 등을 의성·안동·영양·청송·영덕 등 5개 시·군 산불 현장에 투입해 작업을 벌이고 있다.
하루라도 빨리 사태가 마무리될 수 있도록 산불 피해를 본 주민이나 다행히 화마가 비껴간 인근 마을 주민, 피해 소식에 한달음에 달려온 출향민 등도 가세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이날 오전 시작된 의성군 사곡면 신감리 진화작업에서도 주민 등이 배낭형 분무기 등을 짊어지고 의성군청, 육군 제50보병사단 등 인력과 함께 연기가 피어오르는 야산에 올라가 잔불을 정리하고 있었다.
주민 김상원(69)씨는 "지금은 농사보다 산불을 막는 게 우선"이라며 "불이 없어 보여도 부엽토 속에 불씨들이 살아있다. 솎아내고 솎아내도 또다시 연기가 풀풀 난다"고 말했다.
뼈대만 앙상하게 남은 의성군 단촌면 하화1리 한 교회에서는 피해 소식을 듣고 고향으로 내려온 40대 남성이 전선 복구 작업을 하고 있었다.
그는 "평소 알고 지내던 장로님 부탁으로 전선을 복구하고 있다"며 "일단 작은 예배당에 전기라도 들어올 수 있게 해볼 예정"이라고 했다.
이재민들을 돕기 위해 대피소 등에서는 전국 각지에서 온 각종 단체 자원봉사자가 연일 급식, 세탁, 의료지원 등 활동을 펼치고 있다.
수서고속철도(SRT) 운영사인 에스알(SR)은 자원봉사자들이 산불 피해 현장에 신속히 도착할 수 있도록 무료 이동 지원에 나섰다.
산불 지역 자원봉사센터에서 발급받은 자원봉사 확인증을 역 창구에 보여주면 무료승차권 을 발급해주고 있다.
또 미리 구매해 놓은 승차권도 자원봉사 종료 후 다음 날까지 환불받을 수 있도록했다.
전국 각 지자체도 경북 산불 피해자들을 돕기 위한 방진 마스크와 생필품 등 구호품을 속속 전달하고 있다.
광주시는 이날 경북뿐만 아니라 비슷한 시기 산불 피해를 본 경남, 울산 등에 재해구호기금 5천만∼1억원을 각각 전달했다.
기금은 산불 피해지역 복구와 이재민 구호자금으로 사용될 예정이다.
광주시자원봉사센터는 산불 특별재난지역인 경북 청송군 등에 응급 구호키트와 김치·컵라면 등 식음료를 보냈다.
경기 안양시도 공직자, 사회단체, 시민 등을 대상으로 모금한 성금을 경북 산불 피해지역 등에 기부할 예정이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경북을 포함한 산불 피해지역 지원을 위해 구호단체를 통한 기부금은 현재까지 약 554억으로 파악됐다.
기부금은 식료품 구입 등 이재민의 생계를 위한 자금으로 활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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