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영음악제' 파블로 페란데스 "관객과 깊게 만날 기회 될 것"

연합뉴스 2025-03-29 12:00:07

상주연주자로 참여…통영페스티벌오케스트라·선우예권 등과 협연

"뒤티외 곡에 400시간 넘게 투자…더 나은 연주자 되는 과정, 끝이 없어"

스페인 첼리스트 파블로 페란데스

(통영=연합뉴스) 박원희 기자 = "통영국제음악제 상주 연주자로 참여하게 돼 큰 영광입니다. 단발성 공연으로 끝나지 않고 다양한 곡으로 관객들과 깊게 만날 기회입니다."

통영국제음악제 상주 연주자로 참여하는 스페인 출신의 첼리스트 파블로 페란데스(34)가 지난 28일 기자들과 만나 음악제에 참여하는 소감을 밝혔다.

페란데스는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신예 첼리스트다. 2015년 차이콥스키 콩쿠르에서 입상하며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고 2021년 라흐마니노프와 스페인 작곡가 엔리케 그라나도스 등의 곡을 담은 데뷔 앨범 '리플렉션'(Reflections)으로 독일 클래식계 권위 있는 상인 오푸스 클래식 상을 받았다. 세계 최정상급 바이올리니스트로 꼽히는 안네 소피 무터와 협연한 음반을 내놓기도 했다.

그는 "(통영에서) 돌아다닐 시간이 많지는 않지만, 풍광을 즐기고 있다"며 "아름다운 풍경을 보며 연습하고 있다"고 전했다.

페란데스는 29일 음악제 첫 공연으로 통영페스티벌오케스트라와 협연한다. 연주곡은 20세기 후반 프랑스의 대표 작곡가 앙리 뒤티외의 '아득히 먼 나라…'(Tout un monde lointain…)다.

그는 "통영국제음악제에서 요청한 곡인데 이전에 연주한 적이 없었다"며 "이 곡을 익히는 데 긴 시간이 걸렸다. 아마 400시간 넘게 쏟았을 것"이라고 돌아봤다.

그는 "많은 복잡함을 가진 곡이어서 열심히 연습했다"며 "처음에는 혼란처럼 보이지만, 다양한 색채와 시나리오를 가진 아름다운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페란데스는 오는 30일에는 피아니스트 선우예권과 협연한다. 브루흐의 '콜 니드라이'를 시작으로 베토벤 첼로 소나타 3번, 라흐마니노프의 '보칼리제', 브람스의 첼로 소나타 1번을 들려준다.

그는 "선우예권과 연주한 적은 없지만 그의 음악을 좋아한다"며 "그와 아이디어를 나누는 것을 고대하고 있다. 기대하고 있는 공연 중 하나"라고 말했다.

스페인 첼리스트 파블로 페란데스

페란데스는 주목받는 첼리스트로 성장한 비결을 묻자 "물론 많은 연습이 있어야 한다. 무언가를 성취하려는 마음, 운, 재능도 있어야 한다"며 "여기에 더해 가족과 주변 사람들의 지지도 필요하다"고 답했다.

페란데스는 아버지가 첼리스트, 어머니가 음악 교사인 집안 환경에서 자랐다. 그의 누이인 사라 페란데스도 비올라 연주자로 성장했다.

파블로 페란데스는 "(부모님은) 연주자로 성장하는 데 무엇이 필요한지 알고 계셨고 헌신할 의지가 있었다"며 "저의 악기를 사기 위해 저축을 열심히 하셨다"고 떠올렸다.

페란데스는 첼로의 거장 요요마와 파블로 카살스와 비교되기도 한다. 피츠버그 심포니는 그를 '차세대 요오마'로 표현했다. 그의 이름 '파블로'는 카살스에게서 따왔다.

페란데스는 "위대한 첼리스트들과 비교해주는 것에 감사하다"면서도 "거기에 크게 신경을 쓰지는 않는다. 내가 가진 것에 집중하려고 한다"고 했다.

자신에게 영향을 준 첼리스트로는 러시아의 므스티슬라프 로스트로포비치를 꼽았다. 로스트로포비치의 제자인 나탈리아 샤코프스카야 등에게서 배운 영향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페란데스는 바쁜 일정을 소화하는 중에도 연습을 게을리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는 "기본적으로 하루 종일 연습한다. 많은 여행을 하지만 연습이 우선이다. 그것은 마치 (매일) 샤워하는 것과 같다"며 "(연습을) 하지 않으면 기분이 좋지 않다"고 말했다.

스페인 첼리스트 파블로 페란데스

페란데스가 바라는 첼리스트로서의 궁극적인 목표는 무엇일까.

"궁극적인 목표가 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무대 위에서 더 나은 연주를 하기 위해 자신에게 동기를 부여합니다. 제가 이뤄야 하는 한 지점을 두는 식으로 하지는 않습니다. (중략) 중요한 것은 제 연주에 만족하는 것이고 그것은 끝이 없는 것 같습니다. 궁극적 목표가 있다면 더 나아지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라고도 할 수 있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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