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을 운영하는 과정에서 개인사업자에서 법인으로 전환하는 것은 단순한 형태 변경이 아니라 장기적인 사업의 성장과 지속 가능성을 설계하기 위한 절차다. 법인 전환은 세금 절감, 자금 조달, 가업 승계 등 다양한 이점을 제공하지만 동시에 복잡한 절차와 세무적 고려가 필요하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영업권 평가와 양도 전략을 적절히 활용하면 세 부담을 줄이고 사업 자산을 효율적으로 이전할 수 있다.
법인 사업체는 개인사업자에 비해 명확한 세무적·재무적 장점을 갖는다. 가장 주목되는 장점은 세율 구조의 차이다. 법인세율은 2억 이하 9%, 2억 초과~200억 이하 19%로, 10억 초과 시 최고 세율 45%가 적용되는 개인 종합소득세율과 비교하면 상당히 유리하다.
일반적으로 연간 순이익이 1억 원을 초과하는 시점부터 순이익이 늘어날수록 이러한 세율 차이가 크게 도드라진다. 또 법인사업자의 경우 대표자 급여는 손금으로 인정받을 수 있어 급여 지급액 조절을 통해 근로소득세 과세 시기를 관리할 수 있다.
건강보험료 측면에서도 차이가 있다. 개인사업자는 연간 순이익 기준으로 건강보험료가 산정되지만 법인사업자의 대표자는 급여액 기준으로 건강보험료가 계산되므로 적절한 급여 설계를 통해 보험료 부담을 덜 수 있다.
가족법인의 형태를 활용한 사업승계도 준비할 수 있다. 주주로서 출자하거나 법인 지분을 자녀에게 증여·상속하는 경우, 개인사업자보다 세 부담을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으며, 가업승계 세제 혜택을 통해 상속세 부담도 크게 경감할 수 있다.
이외에도 법인은 외부 투자 유치를 통한 자금 조달이 용이하고, 금융기관으로부터 대출받을 때 신용평가에서도 우대받는다. 또 개인사업자가 무한책임을 지는 것과 달리 법인은 출자금 범위에서 유한책임을 지므로 사업에 실패했을 때 개인 재산 보호가 유리하며, 대외적으로 더 높은 신용도와 신뢰성을 확보할 수 있다.
그렇다고 해서 법인 전환이 모든 사업자에게 유리한 것은 아니다. 법인 운영은 행정적으로 복잡성이 증가하며, 개인사업자보다 정교한 회계·세무 관리가 필요하고, 이사회 운영, 주주총회 개최 등 법적 절차도 준수해야 한다. 이로 인해 법인 설립 및 유지에 따른 비용(등기비, 감사비 등)이 증가하는 것은 물론이다.
또 법인 자금을 대표자가 적절한 절차 없이 인출할 경우, 가지급금 문제가 발생해 추가적인 세무 리스크에 노출될 수 있다. 다시 말하면 법인은 대표자와 독립된 인격으로, 법인의 자금은 적절한 급여 신고 또는 배당 등을 통해 인출해야 한다. 따라서 무조건적인 법인 전환보다는 각 사업장의 특성과 재무상황을 분석한 후 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법인 전환 시점에서 주목해야 할 전략은 영업권 평가 및 양도를 통한 절세다. 영업권은 기업의 핵심적인 무형자산으로, 개인사업체의 규모, 고객 및 브랜드 가치, 기술력 등을 참고해 평가된다.
사업을 양도하는 개인사업자는 영업권 양도액 중 60%를 필요경비로 인정받아 과세표준을 대폭 축소할 수 있으며, 양수자인 법인은 영업권 양수액 전액을 무형자산으로 재무제표에 계상하고, 이를 5년간 감가상각비로 처리해 매년 비용으로 인식할 수 있다.
이러한 구조를 활용하면 대표자는 영업권 양도 대가를 정당하게 수령함으로써 법인으로부터 자금을 회수하는 경로를 확보할 수 있다.
다만, 영업권 양도 시점에서 일시적으로 기타소득세 부담이 증가할 수 있으므로 이에 대한 현금 흐름 계획을 반드시 세워둬야 한다. 또 영업권은 반드시 감정평가사의 객관적인 평가에 따라 적정하게 산정돼야 한다. 과다하게 계상될 경우 세무당국에 의해 부인될 가능성이 있으며, 세무조사 대상이 될 수 있으므로 합리적인 평가 기준과 근거 마련이 필수다.
한편, 이월세액공제 승계를 위해서는 순자산 이상의 자본금을 불입해야 개인사업자의 이월세액공제를 법인에서 계속 활용할 수 있다.
이처럼 법인 전환은 단기적인 절세 목적보다 사업의 성장과 지속 가능성을 위한 중요한 의사결정이며, 영업권 평가 및 양도를 전략적으로 활용해 세 부담을 효과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장기적인 운영비용과 행정적 부담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정해야 한다. 현재의 사업 규모와 수익성, 향후 성장 전망, 자금조달 계획, 가업승계 계획 등을 면밀히 검토하고, 전문가 자문을 받아 체계적으로 접근하는 것이 성공적인 법인 전환의 핵심 요령이다.
각 사업자가 상황에 맞는 최적의 전략을 수립함으로써 법인 전환의 이점을 극대화하고 잠재적 리스크는 최소화해야 한다.
류아라 세무법인 엑스퍼트 안양지점 대표세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