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재난 예비비 충분' 李 발언에 "삭감해놓고 국민 기만"(종합)

연합뉴스 2025-03-28 19:00:07

"재난복구 사용가능 재원 6천억원뿐…李, 책임 회피하려 엉터리 숫자놀음"

국민의힘 산불재난대응 특별위원회 긴급회의

(서울=연합뉴스) 류미나 최평천 김치연 기자 = 국민의힘은 28일 지난해 야당의 '감액 예산안 단독 처리' 탓에 영남권 대형 산불 피해를 복구·지원할 재원이 부족한 상태라면서 더불어민주당을 비판했다.

특히 '산불 대책에 사용할 국가 예비비로 총 4조8천700억원이 이미 있다'며 재난 관련 예비비가 충분하다고 한 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발언에 대해 '책임 회피용'이라고 반박했다.

김상훈 정책위의장은 이날 입장문에서 "(재난·재해복구에) 즉각 가용할 수 있는 예산은 6천억원"이라며 "이 대표와 민주당은 본예산 예비비 삭감 폭거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 사실 확인도 없이 엉터리 숫자놀음으로 국민을 기만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12월 야당은 정부가 편성한 4조8천억원 규모 예비비를 절반인 2조4천억원(목적 예비비 1조 6천억원·일반 예비비 8천억원)으로 감액한 예산안을 단독 처리한 바 있다.

김 정책위의장은 사용 목적이 정해진 목적 예비비 1조6천억원 중 "1조2천억원은 민주당이 일방적으로 고교무상교육 등 사업 소요경비로 지출하도록 확정해 실제 즉각 사용할 수 있는 목적 예비비는 약 4천억원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각 부처의 재난재해비가 9천700억원 남았다는 민주당의 주장에도 "9천700억원이 아니라 총 9천270억원이고 이중 즉각 가용 예산은 1천998억원에 불과하다"며 "제대로 확인도 하지 않고 또 허위 사실을 유포한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이 거론한 국고채무부담 예산 1조5천억원과 관련해서도 "시설복구 등에만 사용할 수 있는 예산으로 재난 피해 주민들을 위한 보상금이나 생계비 지급 등으로 활용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김 정책위의장은 "중요한 것은 현재 편성된 본예산 내 가용예산 약 6천억원으로 산불 피해를 복구하더라도 올여름 장마나 태풍 등 예상치 못한 재난·재해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는 점"이라며 "정부와 재난·재해 대비 예비비 2조원에 대해 긴밀히 협의해 나갈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예산안 처리 당시 국민의힘 대표였던 한동훈 전 대표는 페이스북에서 이 대표의 발언을 겨냥해 "아무리 '거짓말 면허증'이 있다고 해도 국가적 재난 상황에서조차 새빨간 거짓말을 해서야 되겠느냐"고 지적했다.

한 전 대표는 "(당시) 우리 당은 재난 예비비 추경 편성을 요청했지만, 민주당은 마은혁 헌법재판관 임명을 걸고넘어지며 정쟁화했다"며 "도대체 재난과 헌법재판관이 무슨 상관인가"라고 따졌다.

한 전 대표는 "이 대표와 민주당이 재난 극복에 진심이라면 이제라도 예비비 삭감 문제에 사과하고 추경 편성과 피해 대책 마련에 적극적으로 나서달라"고 촉구했다.

국민의힘 소속 송언석 국회 기획재정위원장은 입장문에서 이 대표를 향해 "재해 대응 재원이 충분하다며 또다시 대국민 사기극을 벌이고 있다"며 "자신들의 잘못을 가리려 진실을 오도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minary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