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사업이라 선진지 견학 필요하나 진화 안되면 마땅히 취소"
(남원=연합뉴스) 백도인 기자 = 전국을 초토화시키는 산불이 지리산으로 확산하면서 최경식 전북 남원시장이 유럽 출장을 놓고 고심하고 있다.
재난 사령탑 역할을 해야 할 단체장으로서 코 앞으로 다가온 산불을 무시하고 해외 출장을 강행할 수는 없지만, 주요 현안과 관련한 것이라며 최종 결정을 미룬 채 상황을 관망하고 있다.
28일 남원시에 따르면 최 시장은 당초 오는 29일부터 4월 7일까지 8박 10일 일정으로 네덜란드와 벨기에를 방문할 예정이다.
1천억원가량을 들여 관내에 조성할 스마트팜의 기본계획을 세우기에 앞서 선진 사례를 배우겠다며 오래전에 마련한 일정이다.
최 시장은 스마트팜 관련 기업과 농장, 대학 등을 둘러보고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꽃시장도 방문할 계획이다.
출장에는 스마트농생명과 직원과 시의원 등 총 12명이 동행하기로 돼 있다.
하지만 경남 산청과 하동에서 발생한 산불이 최근 지리산국립공원으로 번지면서 제동이 걸렸다.
남원은 산청, 하동과 함께 지리산국립공원을 끼고 있는 지역이다.
특히 산불이 천왕봉 인근까지 급속히 번지면서 언제 남원권역으로 넘어올지 알 수 없는 형편이다.
이에 따라 시의원 4명은 결국 출장을 포기하기로 했다.
시 관계자는 "산불이 크게 번지는 데다 윤석열 대통령 탄핵 정국이 장기화하면서 시의원들이 고심 끝에 이를 포기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최 시장도 밤사이 산불이 잡히지 않는다면 출장을 취소하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출장 일정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는데도 여전히 취소 여부를 저울질하는 모습이 연출되면서 '강행하려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시 관계자는 "막대한 예산이 투입되는 주요 사업인 데다 다가오는 춘향제 일정 등을 고려하면 다음으로 미루기가 쉽지 않아 고심하고 있다"면서 "하지만 산불이 번지는 데도 해외 출장길에 오른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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