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발 관세·연방 구조조정에 미국 항공사들 '울상'

연합뉴스 2025-03-28 17:00:23

여행수요·출장수요 급감에 항공사도 운항편 줄여

유나이티드항공

(서울=연합뉴스) 이신영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전쟁과 연방지출 감축으로 여행수요가 급감하면서 항공사들이 직격탄을 맞았다.

연방정부 구조조정에 일자리를 잃은 미국인들이 당장 급하지 않은 여행수요를 줄인 데다 관세전쟁의 타깃이 된 다른 국가에서도 미국으로의 여행을 꺼리고 있기 때문이다.

로이터 통신은 27일(현지시간) 미국 경제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항공 수요가 둔화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미국 여행사를 통한 항공권 판매는 지난 1월 39% 증가했지만, 2월에는 전월 대비 8% 감소했다.

미 교통안전청(TSA) 데이터로 본 연간 여객 수송 증가율은 1월에는 5%였지만 3월에는 0.7%로 둔화했고, 뱅크오브아메리카 자료상 지난 2월 항공사에 대한 신용카드와 직불카드 지출도 전월 대비 7.2% 감소해 6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여행뿐 아니라 출장수요도 타격을 피하지 못했다.

1분기는 3분기 다음으로 출장수요가 많은 시기지만 예약 수치는 기대에 못 미쳤다.

유나이티드항공은 이달 정부 출장 수요가 절반으로 줄었다고 밝혔고, 기업 담당 여행사 알투어(Altour)는 정부 계약업체 예약이 1년 전보다 10%나 감소했다고 밝혔다.

기업과 정부 기관도 긴축에 들어갔다는 의미다.

해외 여행객의 미국 방문도 줄고 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위협의 주된 목표물이 된 캐나다에서 반미감정이 분출하면서 양국을 오가는 항공권 예약 건수가 70%나 급감했다고 전했다.

항공 수요 둔화는 주가에도 곧바로 영향을 줬다.

델타항공과 유나이티드항공의 주가는 올해 각각 20%가량 빠졌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여객 항공 지수는 올해 15%나 하락했다.

사정이 이렇자 항공사들은 실적방어를 위해 당장 운용하는 항공편을 줄이기 시작했다.

항공편 요금이 하락하는 것을 막고 마진을 보호하기 위해서다.

델타항공과 유나이티드항공, 아메리칸항공 등은 지난 2주간 2분기 운항편을 줄였다.

수요가 줄면서 업계의 가격경쟁력도 떨어지고 있다.

미국 노동부 데이터에 따르면 2월 항공요금은 6개월 만에 처음으로 전년 대비 하락세를 기록했다.

저가항공사 브리즈에어웨이의 데이비드 닐러먼 최고경영자(CEO)는 "제일 먼저 필요한 것은 음식과 쉴 곳이고, 여행은 지출 우선순위에서는 아래쪽에 위치하고 있다"며 "직장이 없으면 항공권을 사지는 않는다"고 했다.

프론티어항공 CEO 배리 비플은 노동시장에 많은 것이 달려있다며 "고용이 좋으면 레저 시장도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eshin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