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중국의 문 더 넓게 열릴 것"…개방 확대 의지 피력

연합뉴스 2025-03-28 17:00:23

삼성·SK하이닉스 등 글로벌 CEO에 "中, 이상적이고 안전한 투자처" 강조

"남의 길 막는 건 자기 길 막는 것" 저격…"무역마찰, 대화 통해 해결 희망"

글로벌 CEO들과 회동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서울=연합뉴스) 권숙희 기자 = 미국발 관세전쟁 속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중국을 찾은 글로벌 최고경영자(CEO)들에게 중국 경제의 대외 개방성 확대에 대한 의지를 강조했다.

28일 로이터통신과 AFP통신 등에 따르면 시 주석은 이날 오전 11시께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글로벌 CEO들과의 회동을 주재하고 "중국의 문은 점점 더 엷게 널릴 것"이라면서 "개혁 개방을 굳건히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중국은 이전에도, 지금도, 앞으로도 외국 기업인들에게 이상적이고 안전하며 유망한 투자처"라며 "중국에서 제품을 생산하는 외자 기업들에 법에 따라 동등한 참여를 보장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외국 기업들은 중국 수출입의 3분의 1, 산업 부가가치의 4분의 1, 세수의 7분의 1, 3천만개 이상의 일자리 창출 등으로 기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재용·곽노정, 글로벌 CEO 회동 참석 [http://yna.kr/AKR20250328119600009]

이 자리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 등을 포함한 글로벌 기업 CEO 40여명이 참석했다. 이들은 지난 23∼24일 열린 중국발전포럼(CDF)에 참석하기 위해 중국을 방문했다.

시 주석은 글로벌 CEO들에게 "세계 무역 시스템이 일방주의, 보호주의로 심각한 도전에 직면했다"라면서 "세계 경제 질서를 수호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해온 글로벌 기업들이 올바른 방향의 경제 글로벌화를 촉진하기 위해 함께 협력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역사의 시계를 거꾸로 돌리려는 모든 행위를 거부하고 제로섬 게임도 그만둬야 한다"면서 "글로벌 공급망의 안정성을 방해하는 모든 종류의 움직임을 맹목적으로 따르지 않아야 할 것"이라고도 했다.

지난달 알리바바와 딥시크 등 중국의 주요 기업 CEO들을 한 자리에 불러 국가 경제 발전에 기여할 것을 직접 주문한 시 주석이 약 한 달 만에 글로벌 CEO들을 만나 외국 투자 감소 속 협력을 당부한 것이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주재 글로벌 CEO 회동

미국발 관세 폭탄으로 미중 간 무역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시 주석은 양국의 관계 개선을 위한 대화의 필요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시 주석은 "항상 중미 관계의 안정적이고 건강하며 지속가능한 발전을 유지하는 것이 양국 국민의 근본적인 이익에 부합한다고 생각해왔다"면서 "경제 및 무역 마찰은 평등한 대화와 협의를 통해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중국은 중미 관계에 있어 상호 존중, 평화 유지, 윈-윈 협력 원칙에 따라 처리할 것"이라며 "미중 경제와 무역 관계의 본질은 상호 이익과 윈-윈이다"고 강조했다.

그는 비유적인 표현을 동원하긴 했으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겨냥한 듯한 비판적인 발언을 하기도 했다.

그는 "남의 길을 막는 것은, 결국 자기의 길을 막는 것"이라거나 "다른 사람의 불빛을 끄는 것으로 자신의 불빛이 밝아지지 않는다고 나는 종종 얘기한다"는 언급도 내놨다.

이날 회동에 참석한 글로벌 CEO들 중 일부는 현장에서 발언도 했다.

미국 특송업체 페덱스, 독일 자동차기업 메르세데스-벤츠 그룹, 프랑스 제약사 사노피 그, HSBC 홀딩스, 일본 전자기기 업체인 히타치 제작소, SK하이닉스, 석유기업 사우디 아람코의 CEO들이 직접 발언했다고 중국중앙TV(CCTV)는 전했다.

CCTV는 "글로벌 CEO들은 중국이 높은 수준의 대외 개방을 통해 안정적으로 경제 성장을 이룬 것에 대해 깊은 인상을 받았다고 했다"면서 "보호주의가 심화되는 상황에서도 중국은 지속적으로 개방을 확대해 투자와 사업에 있어 '오아시스'와 같은 존재가 됐다고 평가했다"고 밝혔다.

시진핑 주재 글로벌 CEO 회동 참석한 삼성 이재용 회장

suki@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