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주도 '와르르'…닛케이·코스피 1.8%대 ↓
(서울=연합뉴스) 차병섭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자동차에 대한 25% 관세 방침을 공식화한 여파가 이어지면서 28일(현지시간) 한국과 일본 자동차 기업 주가가 연이틀 급락했다.
다음 달 2일 미국의 '상호 관세' 발표에 따른 무역 전쟁 고조 가능성 등 불확실성이 이어지면서 안전자산인 금값은 또다시 신고가를 썼다.
◇ 현대차 3.53% 하락…도요타는 4.53%↓
블룸버그 통신 등에 따르면 국내 증시에서 현대차 주가는 전일 4.28%에 이어 이날 3.53% 급락, 대미 투자 발표 호재 속에 26일까지 4거래일 연속 올랐던 상승분을 거의 모두 반납했다.
기아 주가도 전일 3.45%에 이어 2.66% 떨어졌다.
투자심리 위축 속에 전일 1∼2% 정도 떨어졌던 일본 자동차주의 하락 폭은 더 커졌다. 이날 도요타(-4.53%)·혼다(-2.71%)·닛산(-3.90%) 주가도 일제히 내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26일 미국 정규장 마감 후 모든 수입산 자동차 및 핵심부품에 대해 4월 2일부터 25% 관세를 적용하겠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따라 무관세로 미국에 자동차를 수출해온 한국 등의 타격이 예상되며, 해외에 생산 기지를 둔 미국 기업 역시 관세의 직접적 영향권에 든 상태다.
앞서 미국 자동차 기업 주가 역시 하락세를 이어갔다.
27일 정규장에서 미국 밖 생산 비중이 큰 제너럴 모터스(GM) 주가가 7.36% 폭락한 것을 비롯해 포드(-3.88%)·스텔란티스(-1.25%) 등 내연기관차 '빅3' 주가가 모두 내렸다.
◇ 반도체주도 줄줄이 하락…대만 자취안 작년 9월 이후 최저
아시아 주요 반도체주도 줄줄이 내렸다.
중국 당국이 자국 기업에 데이터센터 건설 시 에너지 효율이 높은 칩을 쓰도록 해 엔비디아에 대한 규제를 강화한다는 파이낸셜타임스(FT) 보도 이후 엔비디아 주가가 전일 5.74%에 이어 이날 2.05% 내린 여파를 피하지 못했다.
국내 삼성전자(-2.59%)·SK하이닉스(-3.72%)·한미반도체(-4.26%), 일본 도쿄일렉트론(-3.43%)·어드반테스트(-2.69%), 대만 TSMC(-0.63%) 등 주가가 약세였다.
자동차·반도체 등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의 부진 속에 일본 닛케이225 평균주가(닛케이·-1.80%)를 비롯해 코스피(-1.89%), 대만 자취안 지수(-1.59%)가 동반 하락했다. 자취안 지수는 지난해 9월 이후 최저 수준이다.
◇ 금값 올해 17% 상승…골드만 "연말까지 3,300달러 가능성"
안전자산인 금값은 신고가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금 현물 가격은 한국시간 이날 오후 한때 온스당 3,082.08달러로 신고가를 경신하며, 3,100달러선에 한 발 더 다가갔다.
한국시간 오후 4시 4분 기준 금 현물 가격은 전 거래일 대비 0.9% 오른 3,084.7달러 정도다.
금값은 4주 연속 상승 중이며, 올해 들어서만 17.5% 올라 분기 기준 1986년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할 전망이다.
캐피털닷컴의 카일 로다 애널리스트는 "미국의 통상·재정정책, 지정학, 성장률 둔화 등 모든 것이 금값 상승을 뒷받침하고 있다"고 해석했다.
골드만삭스는 연말 금 목표가를 3,300달러로 최근 상향했다.
주요 6개국 통화(유로화·엔화 등) 대비 달러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인덱스는 전장과 비슷한(-0.007) 104.328 수준이다.
국제 유가는 3주 연속 상승세를 향해 가고 있다. 5월물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선물 가격은 전장 대비 0.20% 내린 배럴당 69.78달러, 5월물 브렌트유 선물 가격은 전장 대비 0.18% 내린 배럴당 73.90달러 정도에서 움직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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