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마 휩쓴 고운사 간 성파스님 "잃은 것 많아…심화 잘 다스려야"

연합뉴스 2025-03-28 16:00:10

"협심해 부처님 도량 잘 복원하자"

산불로 잿더미 된 고운사 살펴보는 성파 대종사(오른쪽)

(서울=연합뉴스) 이세원 기자 = 대한불교조계종 종정 성파스님은 산불로 큰 피해를 본 경북 의성군 소재 고운사를 28일 찾아가 현장을 살피고 관계자들을 위로했다고 조계종이 전했다.

조계종 관계자에 따르면 성파스님은 "협심해서 부처님 도량을 잘 복원하고, 수행을 잘하고 잘 지켜 나가도록 하자"며 이번 산불 사태를 계기로 인간의 지나친 욕심이나 마음을 다스리는 태도를 돌아봐야 한다는 뜻을 표명했다.

그는 만물을 이루는 다섯 가지 원소인 이른바 수(水)·화(火)·금(金)·목(木)·토(土), 즉 오행이 "중생을 이롭게 하면서도 지나치면 마(魔· 불도 수행을 방해하여 악한 길로 유혹하는 나쁜 귀신)로 변한다"고 언급했다.

성파스님은 불 뿐만 아니라 사람의 마음속에서 북받치는 화, 즉 심화(心火)의 위험성도 깨달으라고 당부했다.

그는 "심화는 (인간의) 몸만 망가뜨리는 게 아니라 생물도 자연도 온갖 것을 다 망가뜨린다"며 전쟁으로 수많은 이들이 목숨을 잃는 것 역시 심화로 인해 재앙을 부른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성파스님은 "마음을 잘못 쓰면 이보다 더한 피해를 줄 수도 있다"며 "이번 화재로 잃은 것이 너무 많지만, 얻을 것이 있다면 '심화를 잘 다스려야 된다'는 교훈"이라고 덧붙였다.

sewonlee@yna.co.kr